'秋 라인' 박순철 남부지검장, 추미애·김봉현 주장 반박하며 사의표명

대검 국정감사 직전 이프로스에 사의표명

'검사로비·야당정치인 연루 은폐' 의혹 반박

"검찰총장 지휘배제 의혹도 사실과 달라"

尹장모 수사하며 '秋 라인'으로 통했던 인물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통하던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대검찰청 국정감사 직전인 22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그 근거가 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박 지검장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박 지검장은 "라임 사건은 1,000억원 대의 횡령·사기 등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 본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00(김봉현)의 두 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검사로비와 야당정치인 연루 의혹을 검찰 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은폐했다’ 취지의 추 장관과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박 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 시절 윤 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수사를 주도하는 등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통하던 인사라는 점에서 그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박 지검장은 "검사비리는 이번 김봉현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 없었고, 야당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 경 전임 서울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 면담에서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총장에 보고했고,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지난 8월 31일 그간의 수사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지휘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또한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그 사건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위 수사에 대하여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하여 왔다는 점에서 선 듯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지검장은 그러면서 "그간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오지 못했다. 검사장의 입장에서 국민께 매우 송구하다. 다만 정치와 언론이 각자의 프레임에 맞춰 국민들에게 정치검찰로 보여지게 하는 현실도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라임 사건은 총장인 제가 라임 부도사태가 터지고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에 지난 2월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전직 송삼현 지검장이나 새로 부임한 박순철 지검장 등 남부지검수사팀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 수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여권의 '부실수사'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