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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연 10% 넘는 고금리 상품 따져보니 ‘속빈강정’


입력 2020.11.12 06:00 수정 2020.11.12 07:14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매월 납입금액 제한에 만기도 짧아…수령 이자 쥐꼬리

카드·보험·금투 가입까지…"세부 조건 꼼꼼히 따져야"

하나은행 광고모델인 손흥민 선수가 '일리있는 적금' 출시를 알리고 있다.ⓒ하나은행

몇몇 시중은행이 연 10% 넘는 고금리 적금 특판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속빈강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아 일정 기간 사용을 해야 되는데다 대부분 월 납입금액이 제한되어 있어 실제 수령하는 이자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고금리를 앞세운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삼성카드와 손잡고 최대 연 12%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나 일리있는 적금’을 내놨다. 기본금리 연 0.8%에 삼성카드 사용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 11.2%포인트가 추가돼 총 12%의 금리를 받는 구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지만 최근 6개월 간 삼성카드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이 ‘삼성아멕스블루카드’로 매월 1만원 이상 사용하거나 3개월 이상 누적 사용금액이 3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또한 월 납입액이 10만원, 가입기간 1년으로 제한되어 있다.


연 12%의 금리를 적용 받아도 이자과세(15.4%)를 제외하면 6만5988원의 이자를 받는 수준이다. 여기에다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연회비까지 더하면 실질 이자는 더 줄어드는 셈이다.


씨티은행이 판매 중인 ‘씨티 더 드림 적금’ 10%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추가 다른 상품 가입, 카드 가입 등 특별 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타사 상품과 달리 적금 납입 계좌를 씨티은행 통장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매월 20만원씩 6개월 만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000명에 한해 제공된다.


이 경우 최대 수익은 세후 2만9610원이다.


신한금융의 계열사간 복합 상품인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도 유사하다. 이 상품은 최고 연 8.3%의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각종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금리는 연 1.2%인데 자동이체(0.3%포인트)를 해야 하고 최근 3개월 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0.3%포인트)이어야 우대금리 0.6%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적금 금리를 제외한 연 6.5% 금리는 신한금융 포인트로 제공되는데, 신한플러스 이용약관에 동의하면 1.0%, 신한플러스 멤버십 가입 및 신한체크카드 신규 이용(3개월 이상 월 30만원 이상) 시 연 1.5%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에서 주식거래를 처음하거나 신한생명의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해야 각각 연 2%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사용, 주식거래, 보험가입을 하지 않고 우대금리(0.6%포인트)만 적용받아 월 30만원씩 6개월 넣는다고 하면 이자는 9305원(세후)에 그친다.


일각에서는 상품 가입 기간이 짧고 납입금액이 한정돼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연 10%가 넘는 고금리 상품은 매력적이지만 상품을 뜯어 놓고 보면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보다 카드 사용을 더 많이 해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납입한도, 우대금리 등 세부 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 본 후 가입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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