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첫해부터 2020시즌까지 6년 연속 KS행 견인
망설임 없는 과감한 결단과 냉정한 추진력의 승부사
두산 베어스가 ‘가을 DNA’를 앞세워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KT 위즈와의 대결에서 2-0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거둔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플레이오프 1승에 만족하며 시즌을 접었다.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쌓인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앞선 다섯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우승(2015·2016·2019)을 이끈 명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팀을 이끌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위업이다.
1회부터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1회 선발 유희관이 제구가 되지 않아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자 22개의 공을 던진 시점에 교체했다. 유희관이 크게 흔들렸지만 1이닝도 쓰지 않고 불러들이는 것은 무리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라고 지켜보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초반에 무너질 뻔했던 두산을 살렸다. 바뀐 투수 김민규는 1사 1,3루 위기에서 유한준-강백호를 범타처리하고 위기를 지웠다. 이후에도 마운드에 올라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 호투했다.
7회에는 크리스 플렉센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플렉센은 올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한 투수다. 이강철 감독이 1차전 선발 소형준을 마운드에 올렸다가 최주환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것을 봤지만 김태형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플렉센은 7회부터 9회까지 30개의 공을 던지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이어져왔던 타순에도 큰 변화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 침묵했던 타선을 대폭 수정했다. 3번 타자 자리를 지켜왔던 오재일이 부진하자 8번 타자로 내렸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발목이 좋지 않은 오재원 대신 최주환을 2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최주환은 4회말 바뀐 투수 소형준을 상대로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고, 5회초에는 연거푸 빼어난 수비로 흐름을 내주지 않는 역할을 했다.
망설임 없는 과감한 결단,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추진력. “쳐” “칠 수 있어”라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형님 리더십에 선수들도 감독의 결정을 마음으로 따른다. 김태형 감독에게 쌓인 가을야구의 경험과 자신감이 있어 가능한 행보다. 큰 무대일수록 힘을 내는 ‘가을 명장’의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