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첫 외국인 감독 선임, 수베로와 3년 계약
팀의 초석 다지려면 구단의 오랜 인내심 필요
한화 이글스가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을 맞아들인다.
한화 구단은 27일 제12대 감독으로 카를로스 수베로(48)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3년이며, 계약 규모는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 생활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은퇴 후에도 마이너 팀에서 코치와 감독 등을 역임하며 선수 육성 및 발굴에 주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수베로 감독의 메이저리그 경험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역임하면서부터다. 이때에도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팀의 리빌딩 성공 과정에 한 축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수베로 감독은 2019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조국인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맡아 큰 경기 경험을 소화하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당장의 성적보다 유망주 육성 및 팀의 초석을 다질 인물로 수베로 감독을 선택했다.
사실 한화는 수년간 최하위권에 머물며 ‘약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한화의 암흑기는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7대 사령탑이던 김인식 전 감독은 팀을 세 차례 포스트시즌 진출 및 2006년 준우승으로 이끌며 뚜렷한 성과를 냈으나 원활한 세대교체를 하지 못해 암흑기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공존하고 있다.
이후 한대화 감독에게 팀을 맡기며 리빌딩에 나섰지만 성적까지 잡으려했던 구단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했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명장 김응용, 김성근 감독이 나섰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야구로 한화는 점점 더 늪에 빠져 들어갔다.
한화의 선택은 팀의 레전드 한용덕이었다. 한용덕 전 감독 임명 후 이듬해인 2018년에는 3위에 오르며 암흑기를 청산하는 듯 했으나 지난 시즌 9위, 그리고 올 시즌 최하위로 다시 처지며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고, 정민철 단장 주도 하의 대대적인 팀 개편을 꾸리게 됐다.
한화의 파격적인 행보는 정규 시즌이 끝나고 나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인 이용규, 최진행 등을 과감히 정리하는 용단을 내린데 이어 구단 역사상 최고의 타자인 김태균도 미련 없이 은퇴를 결정하며 팀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화의 리빌딩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개편될 예정이며 이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은 전적으로 수에로 감독 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다. 수에로 신임 감독이 한화의 초석을 닦을 인물이 될 수 있을지, 구단의 인내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