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서울시장 재보선 직전 기소청탁 의혹 제기
박은정 당시 검사가 나꼼수에 제보한 것으로 지목
나경원 "악의적 마녀사냥, 지금도 거짓말 확신"
"윤석열 찍어내기 박은정, 2011년과 묘하게 겹쳐"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9년 전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의 거짓 폭로의 발단을 제공한 인물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지목하며 과거의 악연을 공개했다. 박 담당관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과 징계를 담당한 핵심 관계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나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윤석열 찍어내기 논란의 중심에 선 박은정 검사와 저의 과거 악연이 보도된 기사가 있다. 2011년의 기억과 2020년 오늘의 일이 참 묘하게도 겹쳐진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10월 26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그런데 선거 직전 나꼼수에 출연한 주진우 기자는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검찰 관계자에게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나 전 의원의 보좌관이 2005년 말 경찰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네티즌을 고발한 사건이다. 나 전 의원에 대해 ‘이완용 땅을 찾아 준 판사’라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린 네티즌이 고발대상이었다.
주 기자는 "이 사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1, 2심 (판사는) 김재호의 동료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의 남편이 검찰에 '기소청탁'을 했고, 기소가 되자 판사인 동료들이 빠르게 사건을 처리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선거를 앞두고 나꼼수에 이를 제보한 이로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박은정 검사가 지목됐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제가 원했던 것은 처벌이 아닌 게시물 내리기 정도였고, 제 보좌관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직접 그 네티즌을 만나 게시물을 내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며 "당사자인 제가 처벌을 원치 않는데 제 남편이 박은정 검사에게 무슨 부탁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네티즌에게 글을 내려달라 했으나 거부함'이라는 내용은 박 검사실이 작성한 수사 보고서에도 명확히 기재돼 있다"며 "당시 나꼼수가 박 검사의 증언이라며 기소청탁설을 주장한 것은 매우 악의적인 허위 음해이자 저에 대한 마녀사냥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하기 위해 박 검사가 근무하는 부천지청으로 출발했으나 박 검사가 돌연 휴가를 내고 잠적해버린 것으로 기억한다"며 "박 검사는 결국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저는 지금도 박 검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한다"고도 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나꼼수의 거짓 폭로와 그 발단을 제공한 박 검사. 기획되고 의도된 공작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저를 힘들게 했던 정치검찰 박은정. 그리고 2020년 초유의 검찰총장 찍어내기의 핵심에 있는 정치검찰 박은정. 언제쯤 거짓과 탄압의 거악을 끊어낼 수 있을지 씁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