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엣지’ 주문수량 200만건 최초 돌파 3년 연속 1위
유행보단 편안함, 제대로 된 프리미엄 의류 한 벌 구매하려는 경향 늘어
CJ ENM 오쇼핑부문이 2020년 TV홈쇼핑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 내 패션 브랜드가 9개를 차지하며 패션 카테고리 강세가 두드러졌다.
패션 브랜드 9개의 주문량 및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1월1일~12월10일) 대비 각각 26%, 14% 신장했다.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장기화되자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고객들의 보복 소비가 의류 구매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오쇼핑부문 단독 패션 브랜드는 8개나 순위에 올랐다. ‘더엣지’는 주문량 214만건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히트상품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9위에 자리했던 ‘칼 라거펠트 파리스’는 큰 폭으로 성장해 2위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로 야외 운동이 각광받으면서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8위)는 히트상품 대열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한편, 안티에이징 기능성 화장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AHC’(9위)는 ‘아이크림 시즌8 패키지’로 인기를 얻으며 패션 외 카테고리 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안착했다.
‘더엣지’는 역대 히트상품 집계 이래 최초로 연 주문량 2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8월 론칭 10주년을 맞아 ‘더엣지’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상품 큐레이션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확립하며 캐주얼룩과 포멀룩 콘셉을 모두 담아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실제로 ‘더엣지’는 올해에만 70여가지 상품을 선보이고 쥬얼리 라인까지 론칭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국내외 패션계 거장과의 협업으로 출시된 브랜드들도 약진했다. ‘칼 라거펠트 파리스’(2위)는 캐시미어 혼방, 이태리 트위드 등 고급 소재를 활용한 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지난해보다 126% 성장한 주문량을 기록했다. 화려한 컬러, 프린트 패턴 등으로 디자이너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출시한 ‘지스튜디오’는 지춘희 디자이너의 오리지널리티와 아이덴티티가 한껏 담긴 원피스, 가디건, 수트 등을 선보이며 히트상품 4위에 자리했다.
‘VW베라왕’(3위)은 지난 8월 대한민국 정상급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발탁하며 브랜드가 지닌 고급스럽고 우아한 무드를 한층 강화했다는 평이다. 올해는 ‘Modern & Classic’을 콘셉트로 실키 블라우스, 테일러드 자켓, 레이스 스커트 등 디자이너 베라왕 특유의 세련되고 모던함을 살린 상품을 주로 출시했다.
로퍼, 스니커즈 등 신발류는 물론 안경테, 양말 아이템을 론칭하며 ‘스몰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잡화 라인도 강화했다.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감염 우려가 덜한 스포츠로 골프가 각광받으면서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가 히트상품 8위를 기록했다. 올해 캐주얼 골프웨어 라인은 강화하면서도 실전 라운딩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구현해주는 필드 라인을 신규 출시한 전략이 유효했다.
특히 자켓·베스트·팬츠 풀세트 구성 셋업과 고기능성 소재가 적용된 구스니트 다운 등이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약 70% 성장한 50만 건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바스키아 작품에서 추출한 다채로운 색채감과 신소재를 적용한 골프웨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외출이 줄어들자 제대로 된 프리미엄 의류 한 벌을 소유하고자 하는 ‘야누스 소비’도 나타났다.
오쇼핑부문 자체 패션 브랜드 ‘셀렙샵 에디션’(5위)은 올해 ‘럭스 라벨’을 론칭하고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유럽 텍스타일 개발 선두 기업인 이태리 콜롬보의 원단을 적용한 ‘콜롬보 캐시미어 코트’는 12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 방송 28분 만에 준비 수량을 모두 소진했다. 이외에도 테디베어 하프코트, 트위드 하프코트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장기화된 집콕생활과 재택근무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패션이 인기를 끌며 이지웨어도 각광을 받았다.
뉴욕 오피스룩 브랜드 엘리 타하리 본사와 단독 계약을 맺고 출시한 ‘타하리’(10위)는 핏의 정교함은 유지하되 유연한 소재를 접목해 편안함과 실용성을 갖춘 구스다운 코트, 양털 베스트 등을 출시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심플한 데일리 아이템을 선보이는 ‘지오송지오’(7위)와 편안한 소재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패션을 지향하는 ‘밀라’(6위)도 호조를 보였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반적인 패션 산업이 위축돼 있으나 비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홈쇼핑 산업 특성과 차별화된 상품기획력이 맞물리며 단독 패션브랜드들의 규모 성과가 있었던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오쇼핑 자체 브랜드들의 각기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상품 큐레이션과 브랜딩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