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정진행 부회장 등 퇴진 유력
부회장단 지고, 사장단 주력 경영진 부상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이르면 오는 15일 단행한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 부회장 4명 중 2명이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핵심 경영진 변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현대차 사장단 인사에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MK의 남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과거 기획조정실과 비서실 담당 부회장으로 정 명예회장을 보좌해오면서 ‘오너의 속뜻을 가장 정확히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김용환 부회장이 속해 있는 현대제철의 경우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사실상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고, 김 부회장은 대외 활동이 거의 없다.
정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을 주도하던 정 부회장도 이번에 퇴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과 함께 현대건설 대표이사인 박동욱 사장도 퇴진 인사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건설 경영진은 이번 인사로 대폭 교체될 전망이다.
반면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번에도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같이 정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여철 부회장 역시 유임될 전망이다. 윤 부회장은 2008년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넘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3명의 비오너가 부회장 중 2명이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젊은 총수가 그룹을 이끌게 된 만큼 앞으로는 고령의 부회장단이 주위를 보필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사장단’이 주력 경영진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그룹의 핵심 수뇌부로는 이미 50년대 후반~60년대생 사장단이 자리하고 있다.
1965년생인 김걸 현대차 기획조정실장은 정 회장과 같은 고려대 동문이다. 정 회장이 2017년 삼성으로부터 영입한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도 그룹의 핵심 참모진의 한 축을 맡는다.
연구개발(R&D)과 품질 분야에서는 2년 전 물러난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을 대신해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과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이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