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과 계약 성공하며 3년 만에 외부 FA 영입
강민호·우규민 등에 거금 투자했다 실패한 경험
명가 재건을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가 모처럼 통 큰 투자를 감행하며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14일 FA 오재일과 계약을 체결했다.
거포 내야수 오재일 영입을 위해 삼성은 4년간 계약금 24억 원, 연봉 합계 22억 원(6억+6억+5억+5억), 인센티브 합계 4억 원(매해 1억) 등 최대총액 50억 원을 투자했다.
2010년대 중반 삼성 스포츠단의 업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이후 투자에 인색했던 라이온즈는 모처럼 지갑을 열며 FA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삼성이 외부 FA 영입에 돈을 쓴 것은 지난 2017년 11월 강민호와의 계약 이후 약 3년만이다.
사실 삼성은 최근 FA 외부 영입을 감행했을 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큰 돈을 쓰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0년대 중반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하는데 무려 100억 원 가까이 돈을 쓰며 삼성 왕조를 이룩했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0년대 이후 삼성은 이원석, 우규민, 강민호 등 외부 FA를 영입했다. 이 중 이원석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 그나마 삼성 이적 이후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으며 중심 타선에도 배치됐던 이원석을 4년 총액 27억 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잡았기 때문에 우규민과 강민호를 잡는 데 썼던 145억 원이 더욱 아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2016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한 우규민은 삼성 입단 첫 해인 2017년 7승10패 평균자책점 5.21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우규민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선발 경쟁에서 밀려났다. 불펜으로 돌아선 그는 2018시즌 4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4.30, 2019시즌 2승 7패 1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75로 서서히 몸값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0시즌에는 3승 3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6.19로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겼다.
2017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80억 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강민호는 삼성 이적 후 첫 시즌인 2018년도에만 타율 0.269, 22홈런, 71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긴 뒤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19시즌 타율 0.234, 13홈런, 45타점으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긴 강민호는 2020시즌 타율 0.287, 19홈런, 102안타, 61타점으로 반등했지만 몸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올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삼성은 다시 한 번 외부 FA 영입에 나서며 반등을 꿈꾸고 있다.
삼성이 영입한 오재일은 프로 통산 1025경기에서 타율 0.283, 147홈런, 58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국내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2015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삼성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서 성적이다. 오재일의 라이온즈파크 통산 성적은 타율 0.320, 출루율 0.390, OPS 1.089, 12홈런, 33타점이다. 여기에 그는 출중한 1루 수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정 1루수가 없는 삼성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6살이라는 점이 우려스럽지만 비시즌 얼마만큼 충실히 몸 관리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삼성의 운명도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