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양대 정경심 교수에 징역 4년·벌금 5억원 선고
입시 비리 관련 공소사실 모두 유죄, 차명 투자 혐의 유죄
증거인멸 혐의 일부 무죄, 1억 5천만원 횡령 혐의 무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3일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1억4천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정경심 교수는 지난 2013년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서류를 위조해 딸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해당 혐의와 관련 "단국대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 등 모든 확인서가 허위"라며 "피고인은 자기소개서와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는 데 적극 가담했고 입시비리 관련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직접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 윤리 규정을 피하려고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차명으로 투자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사전 정보를 취득해 이익을 봤다는 혐의와 재산 내역을 은폐할 의도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혐의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 의무가 생기자 주식 등을 은폐하고 제출 의무를 면탈하려 차명계좌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정 교수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어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로부터 돈을 받아 횡령에 가담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봤다. 정 교수가 조씨와 공모해 금융위원회에 출자약정 금액을 부풀려 거짓 변경 보고했다는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증거인멸·위조·은닉 등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별로 다른 판단을 내놨다. 우선 정 교수가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펀드 운용보고서를 위조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에는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동양대 사무실 자료 등을 은닉하도록 했다는 부분도 "정 교수는 김씨와 반출 행위를 함께해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코링크PE가 보관하던 정 교수의 동생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은 코링크PE 측과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교수의 입시비리와 관련 "과감해진 범행 방법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우리 사회가 입시 시스템에 갖고 있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질타했다.
이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신고 등에 성실하게 임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과 가족의 재산을 늘리려 타인 계좌를 빌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며 "시장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 5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 이후 줄곧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정 교수는 이날 선고 이후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