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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살해범이 심신미약 주장합니다"…살인자 인권에 두 번 우는 아빠


입력 2020.12.24 18:32 수정 2020.12.24 18:3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충남 당진 자매 살인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만취 상태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가해자의 신상 공개와 강력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딸의 남자친구가 제 딸과, 언니인 큰딸까지 살해하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6월 25일 둘째 딸은 남자친구와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며 다퉜고, 다툼 중 술주정과 나무람에 분노한 남자친구는 만취해 잠든 둘째의 배 위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가해자는 둘째 딸이 잠들기를 일부러 기다렸다 목을 졸랐다.


그는 "그놈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큰딸의 집 작은 방 창문으로 침입해 큰 애가 오기만을 숨어서 기다렸다"며 "새벽 2시경 일을 마치고 귀가한 큰딸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딸을 뒤에서 덮쳐 왼손으로 목을 움켜잡고 오른손으로 입을 막은 채로 안방으로 끌고 가 무참히 살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놈이 제 딸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딸인 척 문자나 카톡에 답장을 했고, 범인에게 속아 두 딸의 시체는 한참이 지나서 발견됐다"며 "저는 제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 들끓고 썩어 부패한 후에 만날 수 있었다"고 비통한 사실을 전했다.


그는 "그놈은 도피하면서 pc방에서 태연하게 제 딸의 돈으로 게임을 즐기고, 게임 소액결제까지 하면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할 수 없는 대범함을 보였다"며 살인 후 가해자가 보인 뻔뻔한 행태를 고발했다.


또 청원인은 "큰애의 돈으로 게임하고, 큰애의 식당까지 털려 해놓고 지금은 반성문을 내면서 어떻게든 형을 줄이려고 태세를 바꾸었다"며 "제 딸들을 죽인 놈이 심신미약과 반성문을 계속 제출해 어떻게 해서든 형량을 줄이기 위한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에 따르면 가해자는 이미 절도, 강도 3범에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범죄자였다. 가해자는 이 사실을 숨긴 채 청원인의 딸에게 접근했고, 청원인은 두 딸을 잃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청원인은 매일 법원을 오가며 탄원서를 제출하고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인권의 문제로 가해자의 신상정보 공개 요구를 거절당했다고 했다.


그는 "왜 이런 흉악한 강도 살인자는 신상 공개를 안 해주시는 거냐"며 "처음부터 강도 전과가 있을 때 더 강력한 처벌을 주고 관리를 해왔더라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지 않았겠냐"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제가 지금 살아있는 건 단지 범죄자가 사형선고를 받는 거다"며 "제 인생은 두 딸이 무참히 살해당했을 때, 산산조각 났다.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봐야, 하늘에 가서도 두 딸 얼굴을 볼 면목이라도 생길 것 같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친애하는 대통령님. 범죄자의 처벌 수위와 인권 등에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하다.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며 "부디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해당 글은 24일 오후 6시 30분 기준 6만30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유족은 지난 7월에도 '충남 당진 자매 살인사건 용의자 신상 공개와 처형을 원합니다'라는 청원을 했다. 이 청원은 1만 3000여명이 동의하는 데 그쳐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이 사건의 가해자 A씨는 6월 25일 당진의 한 아파트에서 말다툼을 하다 여자친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언니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대부분을 시인했고 도피 자금 마련을 위해 여자친구의 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을 저지른 뒤 친구 언니 차량을 훔쳐 울산으로 달아났고, 피해자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하고 귀금속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한 주만에 붙잡힌 A씨는 지난 8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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