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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열이 형은 의로운 검사" 7년 전 '범계 아우'가 쓴 글 재조명


입력 2020.12.30 16:59 수정 2020.12.30 17:10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박범계 법무부 장관 내정자, 윤석열 검찰총장 ⓒ데일리안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남다른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범계 의원과 윤석열 총장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박 의원은 과거 윤 총장을 '석열이 형'이라고 칭할 만큼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윤 총장이 정권 수사를 이어가자 윤 총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박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윤 총장을 향해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박 의원은 자신을 '범계 아우'라고 낮추고, 윤 총장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깍듯이 대접했다. 박 의원은 1963년생으로, 1960년생인 윤 총장보다 3살 어리다.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도 긴 대화 한번 나누질 못한 형에게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불의에 굴하지 말라는 호소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밉습니다"라고 윤 총장을 비호했다.


그는 "작년 국회의원 됐다고 서초동 어디선가 동기 모임을 했을 때도 불과 10여 분 아무 말 없이 술 한잔만 하고 일어났던 형이지요. 저는 그제야 제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위험인자라는 걸 깨달았지요"라고 윤 총장의 강직한 성격을 드러내는 사석에서의 한 일화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범죄혐의를 발견하면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항소법을 따르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정한 검사가 될 것을 선서로 다짐한 것을 지켰을 뿐인데 그런 형에게 조직의 배반자 절차불이행자로 낙인찍는 검찰의 조직문화가 아직도 상하로 여전하다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게 도대체 정상적인 나라야?' 라는 비난과 자조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 글에는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좋아요'를 눌렀다.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글

하지만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권 수사를 이어가는 등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자, 윤 총장을 '정의로운 검사'라고 호평했던 박 의원도 돌변했다.


지난 10월 국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는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윤석열 총장을 몰아세웠다.


아울러 윤석열 총장이 자신의 질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자 "자세를 똑바로 앉으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총장은 "과거엔 저에 대해 안 그러셨지 않느냐"며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윤 총장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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