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 바이오·친환경차 등 신산업 선방
산업부 “글로벌 FDI 5~10% 추가 감소…올해도 쉽지 않아”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액은 다소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6년 연속 200억 달러 이상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코로나 여진이 올해 상반기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글로벌 FDI 시장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파악해 FDI 감소폭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2020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신고기준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한 207억5000만 달러, 도착기준은 17% 감소한 11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따.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지난해 FDI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상반기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세에 진입하며 2015년 이후 6년 연속 200억 달러를 달성했다”며 “K-방역 뿐만 아니라 화상상담·웨비나 등 온라인 IR, 유망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유치노력 등을 통해 하반기 감소폭을 크게 완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 및 재확산 반복으로 인해 글로벌 FDI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우리나라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UNCTAD는 지난해 글로벌 FDI가 전년대비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FDI는 3990억 달러로 전년동기(7770억 달러) 대비 49% 감소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성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산업 분야 투자 증가 ▲첨단기술 확보와 소부장 분야 하반기 증가세로 전환 ▲그린뉴딜 분야 투자가 확대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AI·빅데이터·클라우드, 친환경차,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 신고 기준 투자규모와 비중 증가가 눈에 띈다. 신산업 신고기준 투자규모는 2019년 77억 달러에서 지난해 84억2000만 달러로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중은 33%에서 40.6%로 7.6%p뛰었다.
산업부는 올해도 부가가치와 기술집약도가 높은 첨단기술 활용분야 및 ICT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등 신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이차전지·친환경차 부품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투자가 지속되며 일본 수출규제 대응 및 첨단 기술 국산화도 효과를 봤다. 특히 상반기 크게 감소한 소부장 분야 FDI는 하반기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년 대비 감소폭을 만회했다.
이밖에 에너지 분야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처리·자원재순환 등 녹색산업 관련 분야 투자액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UNCTAD는 올해 글로벌 FDI가 5~10%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소 예상금액은 9000억 달러 수준이다. 2022년 이후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의한 경기침체 장기화, 미국 신정부 출범, 영국 브렉시트(Brexit) 현실화 등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 투자심리 위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FDI 역시 코로나19, 세계경제 불확실성 등 대내·외적으로 긍정 요인과 부정요인이 상존해 올해 FDI 유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정책관은 “소부장 2.0, 한국판 뉴딜 등과 연계해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인센티브를 마련해 첨단기술 보유 기업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온라인 투자유치(IR) 플랫폼 구축 등 방식과 대상을 다양화하고 주한상의·외투기업과 소통으로 투자 애로를 발굴·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