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한반도 비핵화 '불가능 64.7% vs 가능 26.9%'
전 연령·지역·정치성향에서 '불가능'이 과반
수차례 합의에도 핵능력만 강화된 역사 반영
국민 압도적 다수가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에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북미회담으로 한 때 '한반도 비핵화'에 국민적 관심이 커졌으나,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기대를 접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은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동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1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64.7%(전혀 없음 41%, 없는 편 23.7%)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가능하다'는 응답은 26.9%(매우 있음 8.1%, 있는 편 18.8%)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4%로 집계됐다.
전 연령에서 부정적 응답이 높았던 가운데, 18세 이상 20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18세 이상 20대의 73.2%가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응답했으며, 이어 30대(72.4%), 60세 이상(63.6%), 50대(59.9%), 40대(56.8%) 순으로 높았다. '가능하다'는 의견은 40대(36.1%)와 50대(35.2%)에서 비교적 높았던 반면, 18세 이상 20대(20.6%)와 60세 이상(21.5%)에서 낮았다.
지역별로는 서울(72.0%%)과 대구·경북(70.6%), 강원·제주(68.4%), 부산·울산·경남(67.5%), 대전·충청·세종(62.0%) 순으로 '불가능' 의견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고, 전남·광주·전북에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47.9%로 ‘가능하다’(34.5%)는 긍정응답 보다 소폭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상당수도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문 대통령이 매우 잘하고 있다'는 적극 지지층의 62.4%는 긍정적으로 봤지만, 일반 지지층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응답이 50.5%로 '가능하다'(38.6%)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문 대통령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적극 비토층의 88.3%, 일반 비토층의 76.5%는 한반도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정치성향별 조사 역시 보수층은 물론이고 진보층까지도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보수층 73.3%, 중도보수 78.0%, 중도진보 60.4%, 진보 52.0%로 '불가능'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고, '가능하다'는 의견은 보수 20.6%, 중도보수 19.2%, 중도진보 36.9%, 진보 39.5% 수준이었다. 정치성향을 특정하지 않은 중도층에서도 '불가능'이 54.6%로 '가능'(19.0%) 응답을 압도했다.
여론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8차 당대회를 마친 북한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기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잠수함과 전술핵, 다탄두유도미사일 개발계획을 공개하는 등 핵 고도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경제집중 노선에서 다시 과거의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회귀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싱가포르 북미정상 합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합의와 번복이 반복되며 북한의 핵능력만 강화되는 이전의 흐름과 전혀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2일 이틀간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6.2%로 최종 1022명(가중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지난해 1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