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어려운 불신의 현실 안타까워"
부스에서 헤드셋 끼고 야구장 찾은 관중들과 건강한 호흡 꿈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이런 시련이 찾아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무게와 여파는 커져갔다.
‘올림픽 연기’ ‘리그 중단’ ‘무관중’을 겪은 대한민국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코로나19라는 어둡고 우울한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년 만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은 희망이 피어오르는 요즘, 체육계 인물들과 ‘언택트 인터뷰’를 가졌다.
1. 국민의힘 이용 의원(문화체육관광위)
2. 두산 베어스 이왕돈 홍보팀장
3. 프로배구 선수 고예림(현대건설)
4. 프로축구연맹 이종권 홍보팀장
5. 스포츠 방송인 임용수 캐스터
6.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7.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성악 전공자다운 묵직한 음성으로 “간다~간다~! 홈~런!” 3루! 3루3루!!” 등 야구팬들 귀에 꽂히는 숱한 멘트들을 남긴 임용수 캐스터. 20여년 동안 야구를 비롯해 농구-배구-축구-골프-쇼트트랙-마라톤-당구-UFC 등을 중계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임용수 캐스터도 지난 코로나19 1년 동안은 다운될 수밖에 없었다.
임용수 캐스터는 “조용히 숨 쉬고 책 보는 정도로 살았다. (중계에 나섰던)퓨처스리그도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더 혼란스러웠다. 2군에 있는 선수들도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더 힘들어했다”며 “무엇보다 모두들 함께할 수 없다는 현실이 가장 힘들었다. 사람끼리 모일 수 없다는 현실 말이다. 그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으로 버텼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웃음을 잃고, 마스크에 가려 서로에게 표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침 한 번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임 캐스터에게 희망과 믿음이 되었던 것은 역시 야구였다.
임 캐스터는 “지난해 1군 경기 중계로는 목소리를 들려드리지 못했지만 늘 야구와 함께했다. 모든 경기를 빼놓지 않고 거의 다 챙겨봤다. 야구 관련 유튜브 채널(잇따TV)에서 촬영하며 야구팬들과 계속 소통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이렇게라도 야구와 함께 지낼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떠오르는 키워드로는 ‘불신’을 꼽았다. 임 캐스터는 “전염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니 가족마저도 (감염과 관련해서는)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들이 나왔다. 불신이 공식화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 참 서글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좋아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다른 거 없다. 함께 먹고 마시고 떠든 시간들이 그립다. 사람과 어울리고 부대끼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기 때문이다. 철학자는 아니지만 새로운 삶의 철학을 깨닫게 된다. 기승전사람이다. 함께했던 해설위원, PD, 카메라 감독, 엔지니어, 기록위원 등 중계할 때 함께했던 나의 사람들, 몹시 그립다”고 말했다.
끝으로 “방송이 많이 고프다(웃음). 개인적으로 올해는 꼭 1군 중계를 다시 하고 싶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가 나를 찾을지 모르기에 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카메라를 응시하고 사람들의 눈을 마주할 때 나도 모르게 그분이(?) 오신다. 건강한 모습으로 (중계방송장비)헤드셋을 끼고, 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과 건강한 호흡을 나누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