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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준엽의 후비기] 대통령이라고 다 알 순 없지만…LTV도 몰라서야


입력 2021.01.22 07:00 수정 2021.01.22 05:25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文, LTV 발언 이후 '특별과외' 국민청원 게재되기도

씁쓸함만 남은 국민…"차라리 부동산에 대해 언급 말라"

문재인 대통령이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답변하기 어렵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 졌다는 질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답이다. 설마했다. 혹시나 해서 몇 번이고 당시 영상을 돌려봤지만, 질문의 요지와는 다른 답변으로 끝을 맺었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대통령이 모든걸 다 알 수도 없거니와 모르는 건 죄가 아니라지만 이건 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다. 과연 부동산 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만한 답이었을까.


해당 발언 이후로 시장 참여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토부 관계자 및 경제 관료들께서는 문재인 대통령께 LTV, DTI 에 대해 특별 과외 부탁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다.


LTV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규제다. 집값을 잡겠다며 몇 번이나 뜯어 고치지 않았던가. 국토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한번만 읽어봤더라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젠 부동산 정책이 내놓는 족족 실패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왜 발표하는 정책마다 이 모양 인지도. 기본도 모르는데 부동산에 대해 무엇을 논할 수 있었을까. 사람이 문제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그동안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실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어느 정도 국민들도 면역이 된 상태다. 웬만큼 일에는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많은 국민의 관심사에 답변조차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면역 체계도 걸러내지 못할 만큼의 황당함과 씁쓸함을 남겼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준비된 대통령', '차라리 부동산에 대해선 얘기 자체를 하지 마라' 등 비판이 나온다.


이들의 비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어차피 혹시나 하고 남아있던 기대를 모두 지웠고, 정상적인 부동산 정책을 바라지도 않는다. 지금처럼 국민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는 말만 할 거라면 차라리 입을 열지 않는 게 국민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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