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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여중생 11명 성폭행하고 성관계 영상 찍은 40대 징역형


입력 2021.01.24 05:30 수정 2021.01.23 23:45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게티이미지뱅크 편집

학교 일진 여학생과의 친분을 이용해 학교 폭력 피해 여학생 10여명을 협박해 60여 차례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한 건설 하청 업체 직원 A씨는 지난 2018년 여름 페이스북 메신저로 강원도 내 한 중학교에 다니는 여중생 B(현재 17)양을 알게 됐다. A씨는 B양에게 용돈을 주고 밥과 담배를 사주며 친분을 쌓았다.


B양은 학교에서 일명 '일진'으로 통했다. B양의 말 한마디에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일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을 먹잇감으로 골랐다. A씨는 B양과의 친분을 이용해 범행을 시도했다.


A씨는 피해 학생 중 한 명인 C(13)양이 B양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사실을 알고 C양에게 접근했다. "내가 B와 친하다. 학교 폭력을 막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학폭 해결사'를 자처한 A씨는 C양을 강제로 성폭행했다.


A씨는 B양을 시켜 자신이 있는 장소로 불러내 협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는 식의 수법을 썼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학생들에겐 "걔들(일진)에게 찍히면 학교 생활 못 한다" "너희 부모님도 매장시킬 수 있다"고 협박했다.


"나는 사채를 하는 사람" "배신한 만큼 갚아주겠다"는 말에 겁먹은 학생들을 상대로 성착취를 일삼았다. A씨는 피해 학생들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여학생들의 얼굴이나 신체 주요 부위가 나오도록 피해 장면을 촬영했다.


A씨는 '일진' 학생을 동원해 성폭행당한 뒤 연락을 끊은 피해 학생들을 다시 찾아내 이같은 범행을 반복했다. B양은 A씨가 성폭행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관했고, 친구들을 협박해 A씨와의 만남을 주선하기까지 했다.


이런 수법으로 A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아동·청소년 11명을 상대로 총 4회 강간, 52회 이상 위력에 의한 간음, 2회 유사성행위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나,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원심(징역 15년)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1명의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62회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들 중 누구와도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또한 전혀 회복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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