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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계약서에 들어간 ‘우승 옵션 1억’


입력 2021.01.29 12:40 수정 2021.01.29 11:0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롯데 잔류 이대호, 2년간 26억 원에 FA 계약

팀 우승 옵션으로 삽입하며 마지막 불꽃 예고

이대호. ⓒ 뉴시스

롯데맨 이대호(39)가 자이언츠에 잔류한다.


롯데는 29일 “FA 이대호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6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8억 원, 우승 옵션 매년 1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을 마친 롯데 구단은 “이대호가 해외 진출 시기를 제외하면 줄곧 한 팀에서만 활약한 롯데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성원을 받고 있고, 핵심 베테랑 선수로 팀에 기여한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의 경력을 예우 및 존중하는 뜻이 담긴 이번 계약을 통해 이대호가 현역 생활 마지막 시기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KBO리그 역대 최고액인 4년 150억 원의 계약이 만료된 이대호는 곧바로 두 번째 FA를 신청했으나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다. 특히 50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으로 인해 타 구단 이적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사실상 롯데 잔류가 유력한 상황에서 두 달 넘게 협상이 이어지며 타결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당초 선수 측이 원하던 액수와 구단의 제시액이 어느 수준이었는지는 철저히 함구에 부쳐졌으나 서로의 입장 차가 제법 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타결점은 2년간 26억 원이었다. 눈에 띄는 조건은 역시나 옵션이다. 이대호는 계약 기간 내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매년 1억 원의 플러스 옵션을 받게 된다.


FA 계약 시 옵션 부분은 선수의 개인 기록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면 홈런 또는 장타율, 교타자라면 타율과 안타 개수, 부상이 의심되는 선수라면 타석 수나 경기 출전 수를 넣는 방식이다.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이대호는 이번 계약에서 ‘팀 성적’을 조건으로 내밀었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야구는 농구, 축구에 비해 선수 1명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낮은 구기 종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특급 선수라도 한 시즌 내내 안타를 칠 수 없으며 투수 또한 매번 삼진을 뽑아낼 수 없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바로 야구의 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승 옵션’이라는 낯선 조건은 구단이 아닌 이대호 측에서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상황에서 남은 목표를 팀 우승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 이른 이대호는 국내 복귀 후 늘 롯데의 우승을 부르짖었으나 아직까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시간은 2년이다. 올 시즌 롯데는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고 있으나 늘 그렇듯 공은 둥글고 예측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불태우는 이대호의 의지가 선수단 전체에 고루 퍼져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벌써부터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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