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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빠 빚 상속된 10살 초등학생 '빚 대물림' 막았다


입력 2021.02.02 06:02 수정 2021.02.04 15:3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교 3학년 A(10)씨는 큰 빚을 홀로 떠안게 됐다. 2019년 말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후 1순위 상속자가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아버지의 대규모 부채를 모두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막막한 상황 속에서 A씨를 보호하고 있던 아동양육시설은 공익법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익법센터는 A씨의 빚 상속을 막기 위해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A씨의 친모가 출산 후 집을 나가 10년 넘게 연락이 없어 A씨는 법정대리인을 구해야 했다.


공익법센터는 법원 결정을 통해 친모의 친권을 정지하고 A씨가 입소한 아동양육시설의 시설장을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했다. 시설장은 지난달 28일 A씨를 대리해 법원에 상속포기신청을 완료했다. A씨는 그제야 아버지가 남긴 빚에서 벗어났다.


A씨는 지난해 7월 26일 '서울특별시 아동·청소년 상속채무에 대한 법률지원 조례'가 제정·시행 후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공익법센터)에서 해당 분야의 법률지원 업무를 통해 이뤄진 첫 사례이다.


공익법센터는 A씨와 같은 미성년자인 아동·청소년에게 사망한 부모의 빚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돕는 '무료 법률지원'을 본격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무료법률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4세 이하 아동·청소년이다.


공익법센터는 상속포기(또는 상속한정승인)를 심판청구부터 법원의 결정 이후 상속재산에 대한 청산까지 전 과정에서 무료로 소송을 대리한다. 송달료 등 각종 비용도 예산 범위 내에서 전액 지원한다.


공익법센터의 이상훈 센터장(변호사)은 "아동이나 청년들은 1천만 원의 빚이라도 자신이 대신 갚으려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지원을 통해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부모의 빚으로 인해 사회에 내딛는 출발선부터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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