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가족들과 짧은 포옹 나눈 뒤 애틀랜타행 비행기 탑승
일찌감치 스프링캠프 준비...눈높이 높아진 토론토에서 책임 더 커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21시즌 메이저리그(MLB) 준비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류현진은 3일 오전 아내 배지현 씨 등 가족들의 배웅 속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해 10월 귀국한 류현진은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일정과 함께 제주도에서 스프링캠프와 시즌에 맞춰 피칭할 수 있도록 꾸준히 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지친 국민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힘내실 수 있도록 좋은 소식으로 응원에 보답해드리겠다"고 약속한 류현진은 미국에 도착한 뒤에는 플로리다로 이동해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토론토 투수-포수조는 오는 18일부터 더니든 TD볼파크에 모여 훈련한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에이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LA 다저스를 떠나 FA 자격으로 토론토로 이적(4년 8000만 달러)한 류현진은 이적 첫 시즌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에게 주는 ‘워렌 스판상’을 품었다.
현지언론들은 “류현진 덕분에 토론토가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올 시즌도 토론토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도 안고 있다.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를 비롯해 마무리 투수 커비 예이츠, 유격수 마커스 세미엔 등을 영입한 토론토는 선발진 보강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마츠를 영입하면서 선발 마운드를 두껍게 했다.
마츠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9경기 5패(평균자책점 9.68)로에 그쳤지만, 2019시즌 11승(10패)을 수확한 검증된 선발 자원이다. 그러나 현지언론들은 ‘에이스’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루기에는 무게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은 류현진을 위시해 마츠, 로비 레이, 그리고 촉망받는 유망주에서 첫 풀타임 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네이트 피어슨에 이어 로스 스트리플링, 태너 로아크 정도다.
뉴욕 양키스를 넘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이 목표라면 무게가 떨어진다.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구성할 강력한 2선발이 필요하다. 샤피로 사장도 "아직 더 보강할 옵션이 남아있다"며 FA 추가 영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FA 시장에는 ‘사이영상’ 트레버 바우어(30)가 있지만 토론토 재정 상황을 볼 때 평균 연봉 3000만 달러 이상을 원하는 바우어를 잡는 것은 무리다. 스프링어(6년 1억5000만 달러)와 대형 계약을 맺는 순간 바우어는 토론토 사정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구 우승을 노릴 만한 원투펀치 구성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보다 높아진 눈높이에서 ‘에이스’ 류현진의 책무는 더욱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