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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진표 확정…'아름다운 단일화' 만들 수 있을까


입력 2021.02.04 08:31 수정 2021.02.04 08:4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국민의힘·제3지대 후보 선출한 뒤 최종 단일화

정체 극복에 환영…매끄러운 단일화 향후 과제

"아름다운 경선 해야 시민들의 선택 받을 것"

"'화학적 단일화'만이 승리를 향한 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데일리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야권의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대진표가 확정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이 제안한 '제3지대 先단일화' 제안을 수용하면서다. 국민의힘 자체 경선 과정을 통해 선출된 후보와 제3지대 후보가 3월 최종 단일화 과정을 거칠 예정인 가운데, 선거 승리를 위해 잡음 없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게 지상과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태섭 후보 뿐 아니라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며 순차적인 단일화 경선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할 것 △무너져가는 정의와 공정을 바로잡을 것 △경선 과정에서 일체의 네거티브나 인신 비방성 발언을 하지 않을 것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 후보를 공개 지지할 것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치르고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을 단일화의 우선적인 조건으로 제시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제시한 '제3지대 先단일화'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안 대표의 결단으로 정체를 겪던 야권의 단일후보 선출 논의 흐름에 돌파구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은 당초 "국민의힘에 들어오거나 합당 후 경선을 치르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입당 혹은 합당은 하지 않겠다"는 안 대표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대립해 온 바 있다.


'토너먼트 방식'이 확정됨과 함께 양측의 행보가 벌써부터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당장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4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제3지대 단일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또한 이날부터 당원 20%·일반시민 여론조사 80%의 예비경선을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4인의 후보를 선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의 최종 후보 선출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만큼,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중 제3지대 최종 후보도 이 시기를 전후해 가려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구도가 그려진 만큼 이제 야권의 관심은 최종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고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 여부에 쏠리고 있다.


단일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매끄러운 과정을 담보하지 못하고 갈등과 반목의 모습을 보일 경우 보수와 중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허무하게 승리를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야권 주요 인사들은 그간의 지지부진했던 논의에서 벗어나 보다 명확한 대진표가 짜여진 점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성중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3지대 인사와 국민의힘 인사간의 비방전 자제 △전략과 전술 재정비 △이길 수 있는 경선룰 담보 △역선택 방지 장치 마련 △보수 분열 방지책 마련 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 당은 지지율·조직·인물 '3중고'를 겪고 있어 승리가 불확실하다. 6주간 앞서던 서울시 국민의힘 지지율은 역전당했고 서울 내의 조직 또한 국회의원 41명 대 8명, 구청장 24명 대 1명, 시의원 101명 대 6명, 구의원은 고작 3분의 1 수준"이라며 "박원순 10년 동안 10만 좌파 지지자가 양성되어 조직에서 완전히 열세"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공멸의 정치가 아닌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는 단일화로 우리 당의 후보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비난해서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소모적인 비난으로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지지율만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비난을 멈추고 함께 '아름다운 경선'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동안 이번 재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에 기인했고 부동산 급등·전세대란·세금폭탄 등으로 문재인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우세한 속에서 치러지며 여론도 어느 정도 유리했기 때문에 우리 자세가 안일했던 것 같다"며 "서로 화합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서로 최상의 방법으로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협력한다면 꼭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정치권 관계자 또한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결코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기형적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사들이 '손쉽게 이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듯 해 안타깝다"며 "야권 승리의 '1차 관건'인 단일화 문제에서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공정한 단일화 절차를 밟아서 전체 야권 단일화의 한 축을 튼튼하게 세워주기 바란다. 나도 국민의힘 후보로서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며 "목표는 오직 승리다. '기계적 단일화'가 아닌 '화학적 단일화'만이 승리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반칙 없는 아름다운 단일화,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단일화, 그리고 분열을 극복하는 '하나 되는 단일화'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치열한 토론과 정책 경쟁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드려야 하고 단일화가 또 하나의 정치적 축제가 돼야 한다. 국민의 간절한 기대와 열망에 우리 모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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