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선수 폭행에 남편 장애인 됐다'
피해자 아내가 올린 靑 청원에 공분
재판부, 원심 깨고 징역 1년 6개월 선고
'전 야구선수의 폭행으로 남편이 IQ55의 장애인이 됐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올려 공분을 샀던 가해자가 항소심에서 1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폭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전직 야구선수 A(40)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나 당시 상황, 피고인이 범행 후에 보인 태도,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이 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이 지난 2018년 3월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낱낱이 공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청원인은 "사건이 발생한 날 제 남편과 가해자 A씨는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며 "가해자와 남편 사이에 사소한 실랑이가 생겼고 그 와중 가해자가 제 남편의 얼굴을 가격했다"라고 설명했다.
포수 출신으로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 A씨에 의해 피해자는 단 한 번의 가격으로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쳐서 정신을 바로 잃었다는 것.
청원인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폭행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재판 당시 청원인은 "피고인은 상해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남편은 중상해를 입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남편의 치료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과의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자 B씨는 다행히 살아났지만 두개골을 절제하고 뼈가 없는 봉합수술과 인공뼈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 적인 성격의 후유증으로 직장까지 잃게 됐다. 이로 인해 청원인은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1심 이후 올라온 이 청원은 총 18만 9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너무 중하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를 받아들인 재판부는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나 당시 상황, 피고인이 범행 후에 보인 태도,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이 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법원에 1000만원의 공탁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어떻게 해서든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최후 진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