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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손흥민 억누른 무리뉴의 '윙백' 주문


입력 2021.02.14 09:09 수정 2021.02.14 09:1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손흥민, 맨시티 원정서 수비에 치중 '슈팅 0'

풀백 레길론 부재 속 무리뉴 감독 전술 아쉬움

[맨시티-토트넘[ '슈팅 0개' 손흥민. ⓒ 뉴시스

“무리뉴 감독의 왼쪽 윙백 역할 주문에 손흥민은 공격에서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토트넘-맨체스터 시티전 종료 직후 현지언론이 내놓은 평가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서 킥오프한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원정 맨시티전에서 풀타임 소화했지만 슈팅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평점 6.3(후스코어드닷컴).


토트넘은 전반 23분 로드리에 PK골을 내준 뒤 후반에는 귄도간에게 2골을 얻어맞고 0-3 대패했다. 선두 맨시티를 잡아 반등을 노렸던 토트넘은 무기력한 패배로 우승권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반면 맨시티는 리그 11연승을 질주하며 선두를 지켰다.


토트넘 선수들은 사흘 전 에버턴과의 FA컵 120분 혈투 여파로 지쳐 있었다. ‘맨시티 킬러’ 손흥민에 대한 기대와 의존은 더 커졌다. 4-2-3-1 포메이션에서 좌측 공격수로 출발한 손흥민은 ‘맨시티 킬러’로 큰 기대를 모았다.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 번 더 보여달라(Let's have another one)‘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맨시티를 상대로 터뜨린 골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게재했다. 1분 이상 분량의 손흥민 골 영상에는 맨시티전 골 장면과 찰칵 세리머니 등을 담았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11경기(챔피언스리그 2경기·EPL 9경기)에서 무려 6골(챔피언스리그 3골·EPL 3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11월 펼쳐진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맞대결(2-0승)에서도 결승골을 작렬했다.


최근 2경기에서도 1골 3도움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이날은 극도로 가라앉았다.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동료들의 지원도 없었다. 손흥민에게 알고도 당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작전도 주효했다.


반면 무리뉴 감독의 ‘윙백’ 역할 주문은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 주문에 따라 수비 진영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53차례 터치를 했지만 단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공격에서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웠다.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의 ‘맨시티 킬러’ 본능을 억누른 꼴이다.


왼쪽 측면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활로를 개척한 정상급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34)이 부상으로 이탈, 손흥민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손흥민이 ‘환상의 파트너’이자 대체가 불가능한 해리 케인 복귀 직후 골 침묵에서 벗어났지만 든든한 풀백 레길론이 없다면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 ⓒ 뉴시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수비 가담 요구에 따라 최전방과 수비를 오갔다.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정작 공격수로서 페널티박스에서 슈팅을 시도하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무리뉴 감독은 좌측 풀백의 공격력이 떨어질 경우, 손흥민에게 윙백과도 같은 역할을 맡긴 바 있다. 손흥민이 EPL 득점 선두를 노릴 만큼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라 그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 주문에 따라 이번에도 윙백처럼 뛰어야 했다.


손흥민 개인에게나 토트넘에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무리뉴 감독의 아쉬운 전술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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