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망에 올린 사과문, 대국민 사과 아냐"
"어떻게 아직도 정치적 고려 없었다고 우기나"
"마지막 헌신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뿐"
거짓말 파문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세지는 사퇴 요구에 내놓은 '사과문'에 야권은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사과는 대국민 사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선전포고문에 가깝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김 대법원장의 국민 무시, 국민 사기가 도를 넘었다. 김 대법원장은 오늘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자신의 거짓말로 촉발된 현직 법관의 탄핵소추와 관련하여 꼼수 사과문을 올렸다"며 "'국민들게 송구하다'며 대국민 사과로 포장했지만, 정작 국민은 알 수도, 볼 수도 없는 법원 내부망에 게재한 글에 불과하며, 이는 대국민 사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쓴 글에서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다만 해당 법관의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며 여권 일각과 야권에서 제기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과문인가, 선전포고문인가. 사퇴는 몰라도 통렬한 사과라도 있을 줄 알았다"며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선 '의 부주의한 답변'라고 변명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국민들로부터 그리고 일선 판사들로부터 또한 법원 공무원들로 부터도 신뢰를 잃었다"며 "3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우롱한 김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길'은 물러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고 압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사표를 내겠다는 후배 법관에게 '정치' '국회'를 10차례 이상 들먹인 녹음파일이 전 국민에 알려졌는데도 어떻게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우긴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
이들은 "이틀 전 대법원을 항의 방문한 야당 법사위원들에게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대국민사과는 법원 내부망에 궤변을 달랑 올리는 것이었나"라며 "역시 거짓의 명수임이 또 다시 확인됐다"고 비꼬았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대법원장의 뒤늦은 입장문은 엄청난 과오를 어떻게든 덮고 넘어가려는 낯두꺼운 변명에 불과하다"며 "부주의한 답변’은 국민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수준을 한참 넘어 견제와 균형을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파괴했다"고 맹폭했다.
이어 "마음이 무겁다 했는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헌신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뿐이다.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