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마치고 사직구장에서 SSG 선수단과 공식 상견례
승리에 대한 의지 밝히며 등번호 양보한 이태양도 챙겨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SSG 랜더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지난달 입국 직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자가격리(경남 창원)에 들어갔던 추신수는 이날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오에 격리에서 해제된 추신수는 11일 오후 3시께 야구장에 도착했다.
공교롭게도 고향 부산의 사직구장이다.
‘추신수 효과’는 경기 전부터 나타났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SSG의 연습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경기 시작 전부터 야구장 안팎은 들썩였다. 운집한 취재진과 추신수의 얼굴을 순간에라도 보기 위한 부산 야구팬들이 찾았다.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한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은 지난달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대호가 보유했던 KBO리그 최고 연봉 기록(25억원)을 깬 추신수는 10억원은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긴 빅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해도 결국에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의 영입 1호 선수로 이날 KBO리그에 발을 내딛었다.
추신수는 연습경기가 끝난 뒤 등번호 ‘17’의 SS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단과 공식 상견례를 가졌다.
추신수는 “일단 배워야 할 것 같다”며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마음으로 뭉쳐 이기러 왔다”는 각오도 전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부족한 것이나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다가와 말해달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추신수는 등번호 17번을 양보해준 우완 이태양을 불러내 미국에서 직접 구입해 가져온 시계를 선물로 증정했다. 추신수는 이태양에게 시계를 건네며 “17번이 내게 굉장히 의미가 큰 번호다. 어릴 때부터 달았고 이름 뒤에 항상 있었다”며 “(이)태양이가 선뜻 양보해줘서 고마운 마음에 미국에서 선물 준비해왔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고 졸업 후 지난 2001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다.
지난해를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추신수는 MLB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는 세 차례나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