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프로포폴 의혹' 檢 수심위 개최된다…무리한 수사 입증되나

검찰시민위, 11일 변호인 요구 수용...수사 계속 및 기소 여부 판단

불법 투약 부인 주장 타당성 판단...검·경 수사에도 혐의 입증 안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의혹 관련 변호인측이 요구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소집된다. 불법 투약이 아니라는 이 부회장측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어 수심위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재용 부회장 측이 신청한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소집 요구를 수용하기로 의결했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수사과정을 심의하고, 수사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수심위는 평가를 거쳐 수사 지속과 기소,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판단해 검찰에 권고한다.

이 부회장의 요구를 수용한 이번 결정은 검찰시민위가 검찰의 수사가 다소 무리하게 진행된 면이 있고 이 부회장측의 주장에도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외부전문가들에 의한 객관적 판단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로포폴은 '우유 주사'로도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로 이 부회장측은 그동안 불법 투약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이 부회장 측은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개인적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방문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이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받았다는 제보를 받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권익위 제보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1년 이상 수사를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상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으로 이에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올해 초 이 시건과 관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는데 이같은 요구가 수용된 것이다.

이번 검찰시민위 결정에 따라 수심위는 앞으로 수사당국과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각각 검토한 뒤 수사 계속이나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해 검찰에 권고하게 된다.

이 부회장측은 여전히 의료 시술 과정에서 합법적 처치 외에 불법 투약이 전혀 없었음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이 부회장의 모발을 채취하는 등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지만 검찰 수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법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 부회장측은 11일 입장문까지 내고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의료 시술 과정에서 합법적 처치 외에 불법 투약이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확인드린다"며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에서도 불법 투약 혐의가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언론에 관련 의혹을 제보한 20대 남성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거액의 금품을 요구하다가 공갈 혐의로 구속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 측이 수심위 판단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는데 당시 수심위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불기소와 수사 중단으로 결론내고 검찰에 이를 권고했다.

총 13명의 수심위 위원들 중 10대 3으로 불기소 및 수사중단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지난해 9월 이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강행했다. 지난해 10월에 공판준비기일로 시작된 재판은 11일 2차 공판준비기일로 5개월만에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