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생각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
쿼드 가입 등 韓 역할 확대 주문 가능성
첫 정상회담을 마진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쿼드(Quad) 4개국 정상들이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개국 정상들은 '우리 4개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념하고 있다'는 제목의 13일자(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공동기고문에서 "쿼드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쿼드 정상회의 다음날 발표한 해당 기고문에서 "쿼드는 공동의 비전 증진과 평화·번영 보장에 헌신하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이라며 "우리는 이런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협력할 기회를 환영하고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쿼드 정상들은 "우리는 협력과 조율 없이는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아세안(ASEAN)에서 시작해 동남아시아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새롭게 할 것이고 태평양제도와 협력하며 인도양 지역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접근가능하고 다이내믹하며 항행의 자유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 같은 국제법 및 굳건한 원칙에 지배되도록 보장하는 한편, 모든 나라가 강압 없이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드 정상회의 성명과 마찬가지로 이날 기고문에서도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강압 없이 국제법에 좌우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협력'을 천명하는 등 중국 견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앞서 4개국 정상들은 쿼드 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동 비전 △백신 배포 △핵심적인 신흥 기술 협력 △기후변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무엇보다 쿼드를 '생각이 같은 나라들의 유연한 그룹'으로 규정하며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할 기회를 추구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미국의 쿼드 확대 구상과도 맞물려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일본·호주·인도와 함께 꾸린 안보 협력체인 쿼드를 한국·베트남 등을 포함한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려는 구상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오는 17일부터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쿼드 참여를 포함해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쿼드 참여에 대한 압박이 예상된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확장된 쿼드(쿼드 플러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지난 12일 한 콘퍼런스에 참여해 "블링컨 장관이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쿼드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을 기꺼이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밝힌 바 있다.
김 차관보 대행은 이번 순방에서 중국 문제가 가장 두드러지게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현저하게 등장할 것이라는 건 확실히 맞다"면서도 "일본에서도 (중국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와 관련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주문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