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층 향해 "전략적 선택 중요하다"
"安 선택해야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중심에 서"
安 지지율 한계 지적했던 정치권 우려 현실화?
안철수, 국민의힘 지지층 끌어안아야 산다
야권 단일화가 막판으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국민의힘 지지층을 향해 적극적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오히려 국민의힘과 거리를 뒀던 그간의 태도와는 달라진 모습이라는 평가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 야권 지지자분들께 호소드린다"며 서울시장 선거 승리와 대선 정권 교체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진정한 목적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선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지금의 야권 지지층을 구조적으로 넓혀야만 한다"며 "안철수를 선택하시는 것이 더 큰 국민의힘을 만드는 길이자, 국민의힘을 정권교체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정권은 싫은데 국민의힘 찍기는 아직 망설여진다는 시민도 계신다"며 "그런 분들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망설임 없이 안철수를 택하시고, 그 결과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이분들은 대선에서도 흔쾌히 야권 후보를 선택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더 큰 2번'을 만들겠다며 야권 재편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지난 10일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한 이같은 안 후보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야권 단일화 후보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행보와는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안 후보는 그간 '중도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호 2번'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국민의힘 단일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 이후, 오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를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대표되는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와야할 유인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야권에서 독보적 지지율 1위를 기록하던 때부터 나오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실제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구성돼 있어, 국민의힘 단일 후보가 선출되면 안 후보는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최후의 1인이 선출되기 전에 안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었다.
실제로 그 사이 안 후보의 지지율은 타 후보를 압도하는 수준에서 타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겨루는 양상으로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28~29일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서울시장 적합도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26.2%,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10.7%,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은 10.4%로 절대적 우위에 있었으나, 지난 8~9일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를 택한 응답이 38.4%로 안철수 후보(38.3%)를 오차범위 안에서 제쳤다.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기 신도기 투기 사태로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여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이 강점이었던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단일화 협상 구도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실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진작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더라면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하며 단일 후보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LH사태는 단일화 국면 초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인데, 결과적으로는 이 사태로 인해 야권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여당 후보가 이기기 힘들어졌다"며 "안 대표로서는 이 국면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