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유선전화 혼합, 그것도 다 수용한다"
오세훈 "안철수 제안 무선100% 받아들이겠다"
단일화 최대 걸림돌인 '김종인 요구' 제거된듯
22~23일 여론조사, 24일 단일후보 발표 유력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앞다퉈 상대 후보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후보가 서로 상대에게 '양보' 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아름다운 단일화'의 불씨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아침 국민의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더니 해석의 뒷말이 많다"며 "(국민의힘이 추가 요구사항이 있다면) 그것도 다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특히 단일화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기능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유선전화 혼합 요구를 가리켜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것도 수용하겠다"며 "이제 만족하느냐. 다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질세라 오세훈 후보도 비슷한 시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소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야권 후보 단일화와 정권교체라는 가치 앞에 내가 양보하고 안철수 후보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겠다"며 "내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저지가 훨씬 중요한 가치"라고 밝혔다.
오 후보도 협상의 걸림돌이던 유선전화 혼합 요구에 관해 "유무선 혼합조사가 걸림돌이 됐는데 유선을 제외하는 것을 양보하고 수용한다"며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부연했다.
비슷한 시간에 따로 떨어져 있던 두 후보가 서로 양보하고 상대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야권 단일화 협상의 최대 장애물이던 김 위원장의 유선전화 혼합 요구에 대해 안 후보는 "유선전화 혼합을 수용한다", 오 후보는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처럼 두 후보가 서로 양보하고 상대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졌던 야권 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소한 단일후보 선출이 불발될 위험성은 제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무선전화 100%를 수용하겠다고) 미리 말하지는 못했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지금 발표한 안이 우리 당의 안"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결국 내가 양보하는 게 단일화를 이루는 방법이라서 생각해서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며 "정양석 사무총장 등 실무협상팀은 내가 발표한 입장을 기본으로 협상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결국 '톱다운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중단됐던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 단일화 실무협상은 빠른 시간 내에 속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후보가 오 후보의 '유선전화 혼합'을 수용하겠다고 하고, 반대로 오 후보는 안 후보의 '무선전화 100%'를 수용하겠다고 한 관계로 실무협상 과정에서의 미세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바로 20~21일 주말간 단일화 여론조사를 시행해 22일에 단일후보를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다소 간의 추가 시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빠르면 21~22일 단일화 여론조사 뒤에 23일에 단일후보를 발표하거나, 평일인 22~23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24일에 단일후보를 발표한 뒤,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25일부터 단일후보 한 명만이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방식이 유력해보인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