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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與 성적표 따라 대권주자 희비…당장 이낙연 시험대


입력 2021.04.07 02:00 수정 2021.04.06 22:54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서울·부산 큰 격차 패배 시 文레임덕과 맞물려 대혼란

지휘봉 잡은 대권주자 이낙연, 선거 결과에 운명 달려

이재명, 역설적으로 민주당 위기 속 원톱 체제 굳힐 수

주류세력 친문, 패배 시 '제3후보' 다시 주창할 가능성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7 재보궐선거 성적표에 따라 집권여당의 대권구도는 한층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을 모두 이긴다면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선거 국면에서 민심 이반이 확인된 만큼 일정 정도의 쇄신은 불가피하겠지만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부산 둘 중 한 곳이라도 승리한다면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의 성추행 사건, LH 사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 모두 두 자릿수 격차로 크게 진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말 레임덕과 맞물려 극심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내리 4연승을 거둬왔던 만큼 패배의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선거를 이기면 좀 더 순탄하게 대선까지 가는 것이고, 만약에 잘못되면 비포장 도로를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2022년 3월 9일) 6개월 전까지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재보궐선거의 성적표로 희비가 가장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람은 선거 전반을 진두지휘했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게 됐는데, 이 위원장은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 한다는 당헌을 개정하며 공천을 강행한 당사자다.


더욱이 최근 그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조사되는 등 존재감이 날로 약해지고 있는 처지라, 선거까지 패한다면 대선으로 가는 동력을 크게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위원장과 오랫동안 '투톱' 체제를 유지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내에 경쟁자가 줄줄이 낙마하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사는 한때 일각에서 LH 사태 폭로를 기획한 배후로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지난달 24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깜짝 조우하며 직접 의혹 차단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그의 높은 지지율과 별개로 당내에선 여전히 비토 기류가 강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향후 경선 국면에서 그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패배 시 당내 주류로 여겨지던 친문 세력은 위기감을 느끼고 '제3후보'를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3후보가 말만 무성했을 뿐 실현되지 않았던 이유는 판을 흔들 정도의 충격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선거 패배라는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새로운 후보를 물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대표적인 사람이 정세균 국무총리다. 그는 다음주께 사의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찌감치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추후 개각 및 정국 구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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