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특정 계파 독점 정당, 망하는 정당"
이상민 "강성 의원들 의견 지나치게 대표…즉각 수정돼야"
유인태 "강성 지지층 요구 전부 받아줘 중도 밥맛 떨어져"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당 수습 방안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중진 의원들이 당 운영을 주도해온 '친문(친문재인)의 2선 후퇴'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2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를 "민심의 폭발, 민심의 쓰나미"라고 평가하며 "한마디로 신뢰를 잃은 것이다.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이유는 오만과 비효율성(무능)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문 전 의장은 당 쇄신 방향에 대해선 "신뢰를 잃으면 국가와 공동체 의식이 없어지고, 지도자가 역할을 할 수가 없다"며 "지금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내각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친문 일색'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선 "위험 신호다. 자기들끼리 멋대로 해먹겠다는 건데 그건 안 된다"며 "특정 계파가 독점하면 절대 안 된다. 그것은 망하는 정당이지, 민주 정당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을)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심과 민심이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며 "일부 강성 의원들의 의견이 지나치게 대표돼서 거기에 휘둘렸다는 점에 대해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즉각 수정돼야 한다"고 했다.
노웅래 의원(4선·서울 마포구갑)은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폭풍쇄신만이 민심"이라며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회전문식 인사는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창조적 파괴를 위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기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대표 주자 중에는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 주자 중에는 윤호중 의원이 친문으로 분류된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180석을 해줬을 때 어떻게든지 협치를 하려는 모습을 좀 보여줬어야 되는데 그냥 밀어붙이듯 했다"며 "그동안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전부 받아줘서 (지지층이) 자꾸 떨어져 나갔다. 중도가 밥맛 떨어지게 만들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