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놓고 윤석열 행보 맞물려 관심 모았지만
김종인 "내가 왜 신당을 만드나…제3지대라는 건 없어
윤석열이 먼저 보자고 하면 보겠지만…스스로 안 만나
국민의힘, 선거 이겨 붕 떠 있어…이런 식이면 희망 無"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1시간 동안 회동을 가졌다. 앞서 금 전 의원이 제3지대를 표방하는 신당 창당을 예고한 터라 관련 내용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지만, 김 전 위원장은 회동을 마치고 "제3지대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과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만나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두 인사가 회동을 가지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도모하기 위한 만남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던 바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올랐지만 '국민의힘 입당' 혹은 '제3지대 합류' 사이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과도 맞물려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두 인사 모두 회동이 끝난 후 "이번 모임은 개인적인 모임이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만남을 마치고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과 만나 "제3지대라는 것은 없다"며 "내가 무엇을 하려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는가, 사람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신당 창당론'을 일축했다.
이날 회동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금태섭 전 의원이 4·7 재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해 유세도 해주고 그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아침에 만나자고 한 것이다"며 "다른 그 이상의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관련된 대화가 있었냐는 물음에는 "내가 그 사람, 남의 이야기를 왜 하느냐"며 "나는 내가 스스로 (윤 전 총장을) 만날 용의도 없다. (윤 전 총장 측에서) 보자고 하면 보려는 용의는 있지만 스스로 누군가를 만날 생각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몸 담았던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메시지를 내 눈길을 끌었던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재보선 이후 당의 행보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합당 하고 안 하고 문제는 (당을 떠난)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선거 전 합당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는 데 나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당시 내가 국민의힘 대표였는데 안 대표에게 입당하라 했더니 못 하겠다고 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이야기해 본 적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은 다 끝났으니 아무 얘기 없지만 국민의힘의 중진 의원들도 안 대표를 은연 중 지원했던 사람들"이라며 "나는 국민의힘의 대표로서당연히 국민의힘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또 "국민의힘은 지금 선거에 이겨서 사람들이 상당히 붕 떠있는 상황인데 제발 좀 선거를 어떻게 했고, 무엇이 선거의 승리요인이 됐는가를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며 "그래서 내년 대선에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확고하게 하여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과 관계없이 막연하게 합당을 하자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15총선 전에 '보수대연합'을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뭐였나, 결국 선거 참패만 가져왔다"며 "국민의 마음이 어떻게 돌아가는 가를 제대로 읽고 무엇을 해야지 서울시민이 솔직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라고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켰나, 그런 식으로 결과를 해석하면 내가 보기엔 별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금 전 의원 또한 이날 회동에 대해 "오늘은 개인적인 모임이라 그 내용을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에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