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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이용하나" "왜 얼굴 붉히게 만드나"…입주민 항의 문자폭탄에 택배기사들, 문 앞 배송 재개


입력 2021.04.16 15:23 수정 2021.04.16 15:2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택배노조 "일 그만둘까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아파트 앞 무기한 농성과 촛불집회 돌입

전국택배노동조합이 택배 차량 지상 출입 중단과 관련해 개별 배송 중단하고 아파트 앞 배송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가진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세대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 상자들이 쌓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택배 기사들이 쏟아지는 항의성 문자와 전화에 택배 차량 지상 도로 진입을 전면 금지해 택배 대란이 일어난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단지 아파트에 대해 문 앞 배송을 다시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6일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차량 진입 문제로 갈등을 겪은 아파트의 '단지 정문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문앞 배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총 5000세대 규모로 알려진 A아파트는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지난 1일부터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지상도로 진입을 금지했다. 택배노조는 이에 맞서 14일부터 택배를 단지 앞까지 배송하고 입주민들이 찾아가도록 안내해왔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16일 공개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입주민들의 문자 메시지.ⓒ뉴시스

그러자 일부 입주민들은 이런 행동에 동참한 택배기사에게 항의 전화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 중에는 일을 그만둘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날 택배노조가 공개한 입주민들의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입주민 A씨는 "(언론) 보여주기에 제 택배 이용하는 건가", "빨리 갖다 달라, 어제 분들은 거의 다 받은 것 같은데 제건 왜 안 주나, 부피가 커서 (언론에) 이용하시는 건가"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입주민 B씨는 "(택배 못 받은 것) 피해 손해 발생에 대해선 측정해 청구하겠다"며 "일부 기사분들은 저상차 잘 이용하고 여기서 1년 반 넘게 친절히 잘 일하고 계셨는데, 앞으로 어디서나 마주치면 얼굴 붉히게 왜 만드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택배 차량 지상 출입 중단과 관련해 개별 배송 중단하고 아파트 앞 배송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택배노조는 "오늘부터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아파트 앞에서 무기한 농성과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며 "택배사는 즉시 해당 아파트를 배송 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1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25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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