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9조3800억 45.5%↑…매출은 65조3900억
반도체 실적 감소에도 세트 선방…코로나 보복소비 영향
하반기도 불확실성 여전…글로벌 SCM으로 ‘정면돌파’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복 소비가 완제품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분기 이후에도 코로나19 관련 수요 불확실성 등 글로벌 거시경제 리스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익성 보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65조39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2% 늘었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인 반도체는 PC와 모바일 중심의 양호한 메모리 출하량에도 불구하고 낸드 가격 하락 지속과 신규 라인 초기 비용의 일부 영향 외로 특히 오스틴 라인 단전과 단수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다. 매출은 19조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7% 늘었다.
회사 측은 “D램은 모바일에서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5G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비수기임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며 “PC는 부품 공급 부족 영향이 일부 있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1인 1PC 트렌드가 확산되며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버는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채용 확대에 따라 D램 탑재량이 증가했다”며 “데이터센터용 수요도 견조해 전분기 대비 수요가 소폭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시스템LSI는 국내외 파운드리 협력 강화를 통해 공급을 극대화하고 파운드리는 평택 2라인 양산 본격화를 통한 공급 능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OLED 채용률 확대를 지속하고, 대형 패널 QD 디스플레이 진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1분기 매출 6조92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비수기에다 주요 고객사의 부품 수급 차질까지 겹쳐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나,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용이 확산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이번 호실적은 모바일과 TV, 가전 등 세트사업이 사실상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IT모바일(IM)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조3900억원으로 65.7% 급증했다. 매출도 29조2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3% 늘었다. 1분기 모바일 시장 수요는 비수기 진입에 따라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 사업은 1월 출시한 전략 제품 '갤럭시 S21'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했고, 혁신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갤럭시 A시리즈도 견조한 판매를 지속했다.
기기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태블릿·PC·웨어러블 등 갤럭시 생태계(Device Eco) 제품군도 크게 성장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이를 통해 무선 사업은 전분기 대비 큰 폭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고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1분기 1조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48.9% 성장했다. 매출은 12조99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6.1% 늘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하고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했다. 그 결과 1분기 TV 시장 수요는 성수기였던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선진시장 중심의 수요 강세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신제품 'Neo QLED'는 유통과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초기 판매 또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생활가전 시장은 보복소비 수요가 지속되고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전에 대한 니즈가 더욱 다양화됐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비스포크 제품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선진시장뿐 아니라 서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성장했으며, 모듈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실적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메모리 시황 개선으로 반도체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오스틴 라인이 정상 가동되고 있으나, 시스템LSI는 전분기의 파운드리 생산 차질 영향이 일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D램은 모바일에서 일부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가 있을 수 있으나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확대와 고용량화 덕분에 수요가 계속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서버는 신규 CPU 출시와 함께 주요 서버 업체의 제품 출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데이터센터 업체의 클라우드용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5나노 D램 등 첨단공정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적기에 제품을 판매해 원가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2분기 낸드는 주요 고객사 5G 모바일 제품 확대에 따른 고용량화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와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드라이브(SSD)도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화가 지속돼 견조한 수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8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업계 유일의 싱글 스택 128단 6세대 V낸드 512Gb 전환을 가속화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2분기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더해 전분기 파운드리 생산 차질이 일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LSI는 파운드리사업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외주 파운드리 활용도 확대해 칩 공급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탄력적 가격 정책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계절적 비수기와 부품 부족 영향 등으로 중소형 패널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
IM사업의 경우 무선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실적 둔화가 전망된다. 특히 부품 수급 이슈 등으로 생산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SCM 역량을 적극 활용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 일부 감소와 부품 수급 이슈가 예상됨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갤럭시 A72'·'갤럭시 A52' 등 신규 A시리즈의 판매 확대가 본격화되고, 갤럭시 북 시리즈를 비롯해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 판매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 생활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수요가 확대되는 반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사업 환경 리스크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에 선보인 '비스포크 홈'을 통한 생태계 확장으로 새로운 가전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단계적으로 비스포크 도입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시장에서 차별화 기술인 '무풍' 대세화로 시장을 주도하며 전 제품 성장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Neo QLED' 등 신제품 판매 본격 확대와 스포츠 이벤트 수요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