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무광+후면 유광 완벽 조화…연보라 아닌 ‘찐’보라
컬러 마케팅으로 ‘나만의 개성’ 중시하는 MZ세대 공략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 퍼플’을 보면 아이유의 신곡 ‘라일락(LILAC)’이 떠오른다. 실제 아이폰12 퍼플이 공개된 뒤 국내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는 “아이유는 과연 아이폰12 퍼플을 구매할까?”라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30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12 퍼플 실물을 하루 전 미리 받아 살펴봤다. 제품은 이러한 궁금증이 자연스러울 만큼 사랑스러운 보랏빛을 뿜어냈다. 아이유처럼 보라색 ‘덕후(애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지갑을 열기 충분해 보였다.
전작인 ‘아이폰11 퍼플’이 흰색 페인트통에 보라색 물감을 두어 방울 섞은 연보라색에 가까웠다면, 이번 제품은 한 통을 다 짜 넣은 듯 훨씬 진한 보라색을 띤다.
제품 후면은 전작처럼 유광 처리됐다. 측면은 다른 아이폰12 기본모델처럼 무광이다. 테두리 색은 후면보다 조금 더 진하며 측면과 후면이 유무광의 조화를 이룬다. 후면 카메라 역시 측면과 같은 금속 무광 재질이 테두리를 감싸고 있다. 디테일에 집착하는 애플다운 만듦새가 엿보인다.
전작인 아이폰11과의 차이점은 인덕션(카메라 모듈)이다. 전작은 후면에서 인덕션 부분만 무광 처리돼 다소 눈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이번 모델은 인덕션까지 모두 유광으로 처리돼 통일감을 주고 인덕션이 훨씬 덜 못생겨(?) 보이는 효과를 준다.
평평해진 측면도 전작과 큰 차이점이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4’처럼 옆면이 평평한 깻잎 통조림처럼 생겼다. 유심 트레이는 오른쪽에서 왼쪽 측면으로 넘어왔고 무게가 더 가벼워졌다. 전작은 194g, 아이폰12는 162g으로 무게가 32g이나 줄었다.
전면 노치 크기와 베젤(테두리)은 전작 대비 줄었지만, 노치의 불편한 존재감은 여전하다. 노치는 전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넣기 위해 화면을 움푹 판 모양인데, 마치 머리가 벗겨진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탈모 에디션’으로 조롱당하기도 한다.
노치에는 애플의 잠금해제 방식인 ‘페이스 아이디(ID)’를 작동시키기 위한 도트 프로젝터가 들어가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 신제품은 이 노치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라고 한다. 노치 탓에 아이폰 입문을 망설였던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성능은 기존 출시된 아이폰12와 동일하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시차를 두고 아이폰12 퍼플을 출시했을까? 아이폰12가 국내 출시된 건 지난해 10월 30일이다. 애플의 대답은 간단하다. ‘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은 “봄 시즌에 맞춰 선보이는 새로운 퍼플 색상은 라인업에 한층 밝고 경쾌한 옵션을 더해주며, 고객들도 반겨주리라 생각한다”며 “아이폰12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이며 고객 만족도는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12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아이폰12 판매 증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895억8000만 달러(약 99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한 비중은 53.5%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애플이 아이폰12 퍼플을 깜짝 출시한 것은 스마트폰 신제품이 없는 2분기에 새로운 색상으로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판매 호조를 이어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톡톡 튀는 색상으로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제품 가격과 성능은 기존 아이폰12와 동일해 별도 설명이 불필요하다. 다만, 이번 모델은 업데이트된 애플 운영체제(OS) iOS 14.5로 기본 제공된다.
iOS 14.5는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하려고 할 때 사용자 허가를 받도록 하는 앱 추적 투명성 기능도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