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주요 당직에 비문·비주류 전면 배치
'강성 친문' 김용민, 宋과 각 세우기 돌입
宋, 6일로 봉하行 미뤘는데…金, 3일 혼자 봉하行
주요 현안 두고 친문 최고위와 갈등 우려 목소리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요 당직에 비문(비문재인)·비주류 의원들을 전면 배치하면서 '친문(친문재인) 색채' 빼기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송 대표는 4일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 수석대변인에 재선의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구갑)을 각각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에서 비주류로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 의원은 송 대표가 인천시장을 지낼 때 인천시 대변인을 맡는 등 '송영길계'로 분류된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 10개월여 남긴 시점에 막중한 자리를 맡는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무엇보다 공정과 일로써 평가받는 사무총장이 되겠다"고 했다.
고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2012년 대선 정국에선 손학규 캠프에 합류해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되기도 했었다.
앞서 송 대표는 전날(3일) 당 대표 비서실장에 재선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의원을, 대변인엔 의사 출신 초선 이용빈(광주 광산갑) 의원을 각각 발탁했다. 김 의원은 진보·개혁 성향 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이고, 광주 출신의 이 의원은 1987년 전남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일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친문 색채가 옅은 비주류로 평가되는 인물들인데, 당 지도부인 최고위가 친문 일색으로 꾸려진 상황에서 당직 인선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고위원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득표순) 중 계파색이 옅은 백 의원을 제외하곤 친문으로 분류된다.
정책위의장엔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중앙대 선배인 4선의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구갑)이 거론된다. 노 의원은 친문 핵심 인사로 꼽히는 도종환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쇄신을 해야 하는 마당에 당 얼굴로서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웠다. 국민들이 '국민을 졸(卒)로, 바보로 보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침을 날렸었다.
초선 이소영 의원은 대변인단 합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 등을 거론한 성명 발표로 강성 친문 당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5인방(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이소영)' 중 한 명이다.
주요 당직에 비문·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향후 주요 현안을 두고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와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나온다.
실제로 송 대표와 강성 친문인 김용민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3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 대표는 "지난 4·7 재보선에서 매서운 회초리 내려주셨던 민심을 잘 수용해서 민주당이 변화·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김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됐다"며 '개혁 속도전'을 예고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이날 홀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혁을 저항하는 세력에 좌초되지 않도록 부디,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적었다. 송 대표가 봉하마을 방문 일정을 4일에서 오는 6일로 미루고 코로나19 백신·부동산 현안 관련 보고를 받은 가운데 김 최고위원의 '나 홀로 봉하행(行)'을 두고 김 최고위원이 벌써부터 차별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송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자리를 놓고 초·재선 의원들을 상대로 청년·노동 몫 최고위원을 추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등 돌린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 인사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