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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그립습니다” 양현종이 지켜가고 있는 약속


입력 2021.05.06 21:22 수정 2021.05.07 10:0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빅리그 선발 데뷔전 3.1이닝 8K '절반의 성공'

험난한 도전 걱정했던 팬들도 이제는 응원과 격려

양현종 ⓒ 텍사스 레인저스 SNS

양현종(33·텍사스)이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 타깃 필드서 시작된 ‘2021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3.1이닝(66개)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7명의 타자를 상대로 8탈삼진을 기록했다. 박찬호(1995년), 류현진(2013년)을 뛰어 넘고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발 데뷔전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소폭 상승했지만, 파워(팀 홈런·팀 장타율 3위)를 자랑하는 미네소타 강타자들을 상대로 한 실전 무대서 빅리그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비가 내린 뒤 쌀쌀한 날씨에도 1~3회에는 홈런 하나를 제외하고 미네소타 타선을 틀어막았다. 갑작스러운 난조로 만루 위기에 빠진 4회를 제외하면 양현종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빛났다.


직구(평균 스피드 143km)는 빠르지 않지만 우타자 앞에서 빛을 발한 체인지업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슬라이더에 미네소타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15차례의 헛스윙을 유도했는데 10개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타자들은 양현종 쪽을 바라본 뒤 고개를 갸웃하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타순이 한 바퀴 돈 후에는 체인지업도 안타로 연결됐고, 초반보다 제구가 잡히지 않고 볼은 높게 형성됐다. 투구수까지 불어나면서 예정보다 마운드를 일찍 내려갔다. 전문가들이나 양현종이나 선발 데뷔전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경기 후 ‘수훈 선수’를 의미하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나타난 양현종은 MLB.com 등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큰 무대에서 첫 선발 등판이라 긴장했는데 경기 초반 3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여유를 찾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1회에는 체인지업이 낮게 들어갔지만, 안타를 맞은 장면을 보니 가운데 몰렸다. 커브를 던지면 승부는 더 쉬워질 것 같다. 과정과 시간을 두고 연습해서 커브를 던지면서 타자가 헷갈리는 피칭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최고 스피드 91.4마일(약 147km) 포심 패스트볼(25개)을 비롯해 체인지업(24개)-슬라이더(12개)-커브(2개)를 뿌렸다.


양현종 ⓒ 뉴시스

팬들도 잊지 않았다. 양현종은 “한국 팬들이 많이 그립다. 응원해주시면 더 나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 3월 출국에 앞서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주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빅리그에서 살아남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빅리그에 진입해 선발투수로서 마운드에 선 양현종은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는 빅리그에서 살아남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약속에 도전한다. 아직 다음 등판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금 상태라면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 텍사스 우드워드 감독도 양현종 투구를 칭찬하면서 “양현종의 보직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커브 연마’를 언급한 양현종은 빅리그에서 꾸준히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는 2차 목표에 도전한다. 다음 단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진하는 양현종의 험난한 도전에 팬들은 더 이상 우려가 아닌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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