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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돌아오면 윤석열은 오지 않을까…복잡한 '洪복당 셈법'


입력 2021.05.17 00:00 수정 2021.05.17 00:0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마땅한 대선주자 없는 국민의힘, 전대 앞둔 '정치셈법' 복잡해져

"尹 욕하며 치고받을 것"…간신히 잡은 중도층 떠나보낼까 우려

"洪 탁월한 정치 감각에 존재감도 높아"…'용광로 경선' 의견도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둘러싼 '정치공학'이 가동되고 있다. 홍 의원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홍 의원 복당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야권 지지율 1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론과 맞물려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홍 의원을 복당시키면 윤 전 총장 영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은 단순히 당권경쟁의 구도를 흔드는 수준의 이슈가 아니라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느냐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재편의 중심을 잡아야할 국민의힘 입장에선 홍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당장 국민의힘 쇄신과 개혁을 표방하는 의원들 사이에선 홍 의원의 복당이 "대선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대론'에는 홍 의원이 가진 강성보수 이미지가 짙어질수록 윤 전 총장과 멀어지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같은 진영 정치인까지 그로기상태로 만드는 홍 의원 특유의 공격력도 부담이다. 당내 대권 경쟁자들은 물론 아직 외곽에서 몸을 풀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도 내상을 입힐 수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홍 의원이 들어오면 윤석열, 유승민, 김웅 등과 욕하며 치고받을 것"이라며 "중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은 언론인터뷰 등 공개발언을 통해 "홍 의원이 당에 들어오려면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막말에 대해 사과하시면 들어오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이 입당하면 동반 몰살의 길이 될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당 쇄신과 정권교체 기회에 고춧가루를 뿌리지 말라"고 막아섰다.


결국 홍 의원의 복당 문제의 공은 차기 당지도부에게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을 내건 김웅 의원을 비롯한 신예 정치인들이 전대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세대교체와 함께 홍 의원의 복당 여부도 갈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구성이 마무리된 원내 지도부는 "급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선윤후홍' 절충안 나오기도…본질은 '윤석열 모시기'


이에 당내 일부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을 우선 끌어들인 뒤 홍 의원의 복당을 검토한다는 이른바 '선(先)윤석열 후(後)홍준표'를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영입 의사를 어느정도 타진한 이후 복당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홍 의원 복당론과 윤 전 총장의 입당론 사이에서 나온 일종의 '절충안'이다.


다만 이는 이른 시일 내에 복당을 원하는 홍 의원의 '대선시계'와는 맞지 않는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당내 장악력과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제1야당 대선주자로 '재수'에 도전하는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전에 복당해서 축제의 장에 같이 있는 게 좋겠다"라며 6.11전대 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8월 이후 야권의 대선주자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입문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 문제와 맞물린 국민의힘 대선전략 구상도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범야권 1강'체제를 구축한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정계 입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한 관계자는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를 넘는 대선주자가 없으니 윤 전 총장이 구심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외부 인사 한 분 때문에 홍 의원을 모시지 못하겠다는 건 제1야당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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