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바이런 넬슨 25언더파 263타 우승
PGA 투어 80번째 도전 끝에 달성한 쾌거
“내가 우승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정말 행복하다.”
이경훈(30)이 생애 첫 PG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남긴 소감이다.
이경훈이 1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펼쳐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 달러)에서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 2위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다.
우승 상금은 145만8000달러(약 16억4000만원).
단독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이경훈은 전반 보기 1개와 버디 5개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컵에 성큼 다가섰다. 16번홀 파 퍼트를 남기고 낙뢰 등으로 2시간 여 경기가 중단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이경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3개홀에서 버디 2개를 추가하며 PGA 첫 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그린에서 아내와 포옹을 나눴다.
80번째 도전 끝에 이룬 꿈이다. 2018-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이경훈은 통산 80번째 대회에서 고대하던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경훈은 이날의 우승으로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임성재(23)에 이어 PGA 투어 한국인 8번째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우승의 감격에 젖은 이경훈은 경기 후 PGA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우승을 차지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정말 행복하고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일본 무대에서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이경훈은 2016년 PGA 투어의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에 뛰어들었고,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지난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개인 통산 PGA 투어 최고 성적을 세우더니 결국 해냈다.
올 시즌 김시우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된 이경훈(세계랭킹 137위)은 세계랭킹도 데뷔 이래 처음으로 6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페덱스컵 랭킹도 84위에서 29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의 마지막 출전권도 따냈다. 이경훈은 메이저대회 중 US오픈에만 두 차례 나선 바 있다.
80번 도전 끝에 꿈을 이룬 이경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