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불쑥 '모종의 제안'했을 수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대선을 앞둔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용인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미 결과를 '최고의 순방' '최고의 회담'이라고 평가했다"며 "문 대통령이 이렇게 '최고'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문 대통령이 바라던 그 무엇인가가 성취되었다는 의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면서도 "회담 후에는 완전 딴판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 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회담 결과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전날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확고한 공감대 마련 △미사일 지침 종료 △백신 협력 △반도체·배터리 협력 강화 등을 정상회담의 성과로 소개했다며 "이 정도의 결과는 회담 전 실무진 사이에 합의된 사항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받고 만족했다면 대통령의 표정은 미국 도착(당시)부터 밝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공개된 방미 성과와 44조 투자는 아무리 보아도 대칭이 잘 맞지 않는다"며 "나는 두 정상이 크랩 케이크를 먹는 37분의 단독 오찬 일정 중 바이든 대통령의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불쑥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종의 부탁'을 했고, 44조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흔쾌히 동의하는 상상을 해봤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태 의원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방미 성과로 '남북·북미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이 새로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오른팔을 '툭툭' 쳤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그 행위는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훨씬 더 큰 것을 바이든에게 받아냈다. 한번 지켜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태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은에게 안겨줄 '선물 보따리'에 바이든 대통령 동의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라며 "그 '선물 보따리'에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백신 제공,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제재에서 남북협력 면제조항 신설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들어가 있다고 점쳐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문재인 정부나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가장 큰 고민은 내년 (한국)대선일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번 방미결과에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까지의 북한 대남정책이 결정된다. 생각 같아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싶겠지만, 내년 (한국)대선에서 진보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김정은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임기가 1년 남짓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재창출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와 화해, 비핵화를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아니라 대선용 '쇼'를 위한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44조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지불된다면, 그 비용이 너무 크지 않은가"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