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KT전 종료 뒤 광주챔피언스필드서 은퇴식
헹가래 받고 고별사 통해 재회 기약하며 떠나
KIA 타이거즈의 자랑이었던 우완 에이스 윤석민이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윤석민이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서 펼쳐진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KT위즈전이 종료된 뒤 열린 공식 은퇴식에서 헹가래를 받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지기를 기다리며 은퇴식을 미뤘던 윤석민은 3000여 명의 관중들 앞에서 직접 인사할 수 있었다.
경기 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시구한 윤석민은 전광판 스크린을 통해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으로부터 영상 메시지를 받았다. 은퇴식에서는 조계현 단장으로부터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가족들도 그라운드로 올라와 윤석민의 은퇴를 축하하며 꽃다발을 선사했다.
윤석민은 준비한 고별사에서 "KIA 구단, 팬들에게 감사하다. 너무 행복한 기억만 있는 것 같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늘 다 잊었다. 좋은 기억만 갖고 떠난다. 2005년에 광주에 와서 꿈을 이뤘다. 힘들게 데뷔하고 승리하고 팀의 에이스가 됐다. 많은 것을 마운드에서 이뤘다. 행복했고, 이렇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운이 좋다. 좋은 기회에 좋은 조건에서 우승도 했고 잘 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그리고 사랑하는 팬 여러분에게 너무 감사하고 시간 지나 보니 그립더라. 마지막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한 선수생활을 했다. 감사하다"며 맺었다.
윤석민은 KBO리그를 대표했던 우완 투수이자 ‘광주댐’으로 불리며 KIA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005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KIA에 지명된 윤석민은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통산 398경기 77승75패18홀드 86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남겼다.
2011시즌 17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까지 투수 4관왕까지 차지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개 타이틀을 독식한 KBO리그 투수는 선동열 전 감독과 윤석민뿐이다.
KBO리그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윤석민은 2013시즌 후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볼티모어와 계약했지만 MLB 무대는 결국 밟지 못했다.
2015년 ‘친정’ KIA로 돌아오며 4년 90억 원이라는 당시 투수 최고액에 사인했다. 2015년에는 팀 사정에 따라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바꿔 30세이브를 올렸다. 2016년부터 부상에 시달리며 4년 동안 1군 44경기 출전에 그쳤다. 뜨거운 사랑을 보냈던 팬들도 “최악의 먹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KIA는 윤석민에게 연봉 2억 원의 계약을 안겼지만 윤석민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지난해 12월 은퇴했다.
은퇴식에서 윤석민은 과거를 돌아보며 “동료나 선배들을 보면 나도 충분히 뛰고 있을 나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회가 좀 되기도 한다. 어깨 관리 좀 잘 했으면 좋았겠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이제는 잊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윤석민은 취미로 즐기던 골프 훈련에 매진했다. 윤석민은 골프에 대해서는 "골프 선수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 행복을 위해서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언젠가는 타이거즈로 돌아오고 싶다“는 말로 여운을 남긴 채 KIA 유니폼을 반납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