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손경식 '노동개혁' 요청에…송영길 '대통령 방미 성과'만 강조


입력 2021.05.31 16:37 수정 2021.05.31 19:0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손경식 '노사관계 선진화, 기업인 처벌조항 완화' 등 경제계 건의사항 전달

송영길 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방미성과 구체화에 협조해 달라"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회장이 3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송영길 대표와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1일 국회를 방문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노사관계 선진화와 기업 관련 세제 완화, 기업인 처벌조항 완화, 최저임금 상승 억제 등 경제계 건의사항들을 전달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강조하며 이를 구체화시키는 데 경제계가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서로의 관심사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손 회장은 이날 송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영과 투자 활동에 매진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지원과 입법 활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먼저 노사관계 선진화를 화두로 던졌다. 손 회장은 “1980년대 노동운동이 본격화 된 이후 근로자와 노조의 권익은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고, 기업들도 투명‧윤리경영, 사회공헌 등 변화의 노력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노동운동만은 여전히 대립적‧투쟁적 모습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리 노사관계 현실은 국가 경쟁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감소하는 반면,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손 회장은 “노사관계 선진화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여당에서 중심을 잡고 노동 개혁을 잘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세제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뿐 아니라 미래차, 바이오 같은 유망 산업에서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도 대폭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기업 상속의 문제는 부의 상속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과 기술발전의 연속성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율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지배주주 및 친인척 할증평가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손 회장은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 문제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며 “배임죄는 범죄 성립요건이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기업인들은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배임죄로 처벌당할 위험을 항상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되면 이로 인한 부담의 대부분을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안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저소득 근로자에게 장려금을 지급해 근로의욕을 높이는 근로장려세제 확대 같은 유인책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도 “기업과 최고경영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재해 감소의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면서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의원 입법안들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규제 관련 법안들이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업들의 호소가 많다”면서 “입법에 앞서 규제의 타당성과 파급효과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사전 점검 시스템 도입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경영계 요청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 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부각시키며 이를 구체화하는 데 협력해줄 것을 역으로 요청했다.


그는 “오늘 만남을 계기로 저희 민주당과 경총이 민생회복과 경제 도약을 위해 서로 협력해 가자”면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방미를 통해 얻은 성과를 하루빨리 구체화하는데 서로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글로벌 백신 파트너십,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 공급망 투자협력 등 많은 수확이 있었다”면서“한미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뿌려진 씨앗이 소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경총과 경재계도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 대표는 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소상공인들의 위기극복 등 당면 과제들을 풀어나가는데 민·관·정의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라며“당과 정부는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경영 환경 개선과 제도 혁신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