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대표부터 '친조국' 의원들까지
윤석열 '장모 의혹' 겨냥 견제·공세 퍼부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르면 6월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의 견제와 공세가 한층 거세졌다. 특히 '장모 의혹'을 겨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현재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기소돼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조국 사태'로 상처받은 국민과 청년에 사과하고 동시에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송 대표는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주최 집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윤우진 사건 등 '윤석열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했었다. '윤우진 사건'은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무마 의혹을 가리킨다.
민주당 내 친조국 인사로 분류되는 김용민 최고위원, 김남국 의원도 윤 전 총장을 맹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사태는)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이 자신의 대권이라는 야욕을 위해 자기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라며 "검찰권 남용으로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지적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백서' 저자인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모 의혹에 한없이 관대한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기소 내용이) 만약 사실이라면 국민건강보험 재원을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발언을 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특히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고, 바로 몇 달 전까지 검찰총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어가 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비슷한 조어 '내수남공'(내가 하면 수사 남이 하면 공작)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강직함은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과 자신의 가족 문제, 자기 패거리의 문제를 어떻게 대하느냐로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드러난다"며 "내수남공, 내가 하면 수사고 남이 하면 공작이라는 식의 사고"라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 이수진 의원은 "대권과 효자 사위는 이율배반"이라며 "대권을 향하는 공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장모를 사랑하는 사인으로 남을 것인가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이 '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BBS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신제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상당히 거품이 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정치는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것인데, 종합적인 환경에서 고민해본 적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통합해서 잘 운용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180명의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을 향해 벌떼 공격을 해올 것"이라며 "그것을 버틸 힘이 윤 전 총장에게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