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속도 ‘완만’...투자전략 ‘안전성’
현금·주식 비중 높이고, 채권은 낮추고
은행주, 에너지, 산업재, 반도체 등 추천
물가는 치솟고 주택담보대출부터 신용대출까지 줄줄이 오르는 금리 인상기 시대 재테크 방법은 무엇일까.
7일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시나리오에 맞게 재태크 전략을 수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속도는 다소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자산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공통적으로 주문했다.
◆ 정성진 KB국민銀 양재 PB센터 팀장 “담보대출, 차후 대출 가능부터 점검”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 고정금리와 장기대출을 선택하고, 속도가 완만할 경우 변동금리와 단기대출을 선택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를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따라서 무리하게 새로운 투자를 시도하기 보다는 보완 정도 수준으로 접근하면 될 것 같다.
담보대출 경우는 금리인상에 따른 상환 결정보다, 향후 자금이 필요한 경우 대출 가능 여부를 먼저 점검 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주 바뀌어서 대출 여부가 유동적임에 주의해야 한다.
금리상승시 투자 부문은 기술주, 성장주 보다는 가치주나 고배당주, 은행주가 더 선호된다. 여유자금의 50% 정도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추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회복을 받는 미국 가치주 위주의 투자를 추천한다. 자산포트폴리오는 미국 주식 50%, 국내 주식 30%, 여유자금(예•적금 등)20%이다.
◆ 최홍석 신한PWM 잠실 PB팀장 “미국 빅테크 株...가상화폐, 맛보기로만”
대출전략은 현재 기준에서는 고정금리 조건이나 변동금리인 경우 연동되는 기준금리의 기간을 길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본인의 향후 소득 여건이 여유가 있다면 굳이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을 상환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금리인상기엔 자산주들이 선호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우량한 자산 혹은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장은 은행주, 에너지, 산업재 등의 경기민감주나 가치주가 선호되는 현상을 보여왔고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있다. 더불어 현재 영업이익률이나 자기자본 이익률이 높은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에 대표적으로 해당되는 기업은 미국의 골리앗 테크 및 플랫폼 업체들이 해당된다.
위험관리와 더불어 액티브한 시장 대응을 위해 현금을 비롯한 예적금 비중은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권고한다. 중국 위안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원화의 경우 최근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긴 하나 현 수준에서 원·달러 환율은 서서히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을 보일것으로 생각한다. 달러를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 현금 비중에 달러를 포함하는 것을 추천한다.
금의 경우 최근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해 연초대비 +(플러스)수익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포트폴리오내 효율성을 높여주는 자산으로 10% 가량을 보유하는 것을 제안한다. 자산시장이 불안하면 금이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지켜줄 것이다. 가상화폐는 화폐보다는 자산으로 모습을 바꿔가는 양상이다. 높은 변동성과 더불어 여타 자산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에는 트랙 레코드가 많이 부족하다. 경험을 해보는 수준의 투자로 만족했으면 좋겠다.
◆ 서원용 하나銀 영업1부 PB센터 팀장 “반도체株 추가 매수...달러는 보류”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는 현금 30%, 주식 65%, 채권 5%를 추천한다. 현금 비중은 주가조정장에 신속 대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상반기 주도 업종인 여행, 철강, 에너지, 운송 업종의 주식은 지속 보유하며 상대적으로 조정중인 반도체업종의 추가 매수 포함해 65%를 유지한다. 채권은 하이일드채권 스프레드 축소 및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된 점,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상승 기대감으로 하락 가능성이 높아 비중이 축소됐다.
금리상승 대표적 수혜주는 금융주다. 국내 KODEX 은행 ETF(8대 금융지주회사),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상위보유주식 :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을 추천한다. 금리상승 대비해 듀레이션이 짧은 키움더드림단기채증권, TIGER단기선진하이일드 ETF도 고려할 만한다. 해외주식 비중은 50%(미국 30%, 유럽 10%, 기타 아시아 10%) 정도로 잡을만 하다.
금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0년만기 국고채금리가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실질금리가 하락. 금값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단, 한국내 금거래소에서 결정되는 원화표시 금가격은 (달러표시 금가격X원화환율)로 결정된다. 달러표시 금가격이 상승해도 원화가 강세이면 수익율이 기대만큼 나지 않을 수 있다.
달러 매수는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미국달러지수는 지난 3월 103.09까지 올랐다가 최근 90으로 떨어졌다. 달러통화량 급증에 따른 가치하락과 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유로화상승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2023년 이후로 다소 시간이 걸릴 듯 하고, 조바이든 정부의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 및 유럽경제 활성에 따른 유로화 가치상승으로 달러가치의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 박중혁 우리銀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부장 “물가연동국채 추천”
금리상승기에는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고, 미국과 달리 국내 한국에서는 막대한 가계부채 등으로 기준금리 시점과 강도가 짧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실제 대출기간이 3년 미만(2년이내) 단기진행시에는 변동금리로, 장기가입자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출을 갈아탈 때 발생하는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도 어느 정도 감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금리인상은 미국 주식, 달러 강세에 투자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다만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미국내 우량섹터ETF나 펀드로 간접투자를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초반에는 가치주 섹터에 속하는 경기민감주, 소비재, 금융주, 인컴자산 등의 비중을 늘리고 금리상승분이 선 반영되는 시점 이후에는 IT기술주 등의 성장주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전략도 유효하다.
채권은 만기가 긴 국채경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기예금보다 고수익을 원한다면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글로벌투자적격 채권과 물가상승시 수혜를 보는 물가연동국채를 추천하고 싶다. 현 경기회복기에 안정적인 인컴수익을 위한 채권투자는 미국중심의 선진국쪽이 유망하다.
실물자산인 금 투자는 헷지 및 자산배분 차원에서 중요하다. 기존의 달러와 금자산을 활용하는 안전자산 투자는 금리상승기에 분명 고객자산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주고 리스크를 방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