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고 당규개정 공개 촉구
‘예비경선 권리당원 투표 50% 반영’
‘당 대표 결선 진출자 3→6명 확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관련 당규개정을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예비경선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고, 당 대표 본선 진출자도 3명에서 6명으로 늘리자는 게 골자다. 강성 지지층의 힘을 바탕으로 정 의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의원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 지도부를 구성함에 있어 소수의 중앙위원들이 1차적으로 후보 컷오프를 하도록 되어 있어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고 당내 기반이 없는 새로운 인물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당원들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수정해 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 과정부터 권리당원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예비경선 컷오프에서) 중앙위 50%, 권리당원 50%로 민주적으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 예비경선도 권리당원 50%를 보장하고, 6명을 본선 진출자로 선출한다”며 “당 대표 본선진출 후보자 역시 6명으로 규정해 초선도, 재선도, 외부인사도 전당대회에 참여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 대표 후보가 4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치러 본선 진출자 3명을 가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100%로 결정된다. 이를 바꿔 예비경선을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으로 하고 본선 진출자도 기존 3명에서 6명까지 늘리자는 게 핵심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당규개정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현역의원 91명이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날 정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김용민 최고위원을 비롯해 박주민 의원, 김남국 의원, 장경태 의원, 황운하 의원, 이수진(동작을) 의원 등 이른바 ‘친문 강경파’ 의원들이 함께 했다.
반영되면 친문 강경파에 유리한 구도
정 의원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른바 친문 강경파 진영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경파 지지층이 포진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다. 또한 당 대표 후보자가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면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결집력이 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와 지난 5.2 전당대회에서 확인된 것처럼, 강경파들은 20~25%의 권리당원 지지층이 있으며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결집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김종민 전 최고위원이나 김용민 최고위원이 총합 1위를 차지했던 게 그 사례다.
반면 중앙위원이나 대의원 등 당내 조직표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었다. 실제 지난해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재정 의원의 경우 예비경선에서 컷오프 된 바 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최고위 선거에 출마하기 직전까지 컷오프를 넘을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다음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22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당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송영길 대표의 당선으로 86이 처음으로 전면에서 당권을 잡았다”며 “86과 그 아래 세대들은 당의 주도권을 다시 선배 세대에게 넘겨주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 의원은 본인의 출마설과 관련해 손사래를 쳤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정 의원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헌법을 바꾸자고 해서 대통령 나가라는 법은 없다”며 “개인적인 것과는 관련이 없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을 보면서 우리 당도 혁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십수 년 전부터 주장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