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 노시환 이어 정은원은 리그 최고의 선구안
에이스 자질 갖춘 김민우까지 가세하며 리빌딩 착착
비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한화를 꾸준하게 바라보는 팬들은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번지고 있다.
올 시즌 구단 첫 외국인 감독 체제로 전환한 한화는 당장의 성적보다 팀 체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미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선수단 일부를 정리했던 한화는 새 얼굴들을 중용하고 있으며 실전 경기 투입을 통해 기량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현재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역시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노시환과 정은원이다.
먼저 노시환은 올 시즌 50경기(이하 9일 기준)에 출전해 타율 0.266 11홈런 4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30홈런-127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세다.
타율이 낮아 공갈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노시환은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구분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타자다. 즉, 클러치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노시환은 주자가 없을 때의 타율이 0.156으로 리그 최하위권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386으로 급등한다. 여기에 득점권에서의 타율은 0.433으로 괴물급 타자가 된다.
노시환이 결정적 순간 한 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면 정은원은 참을성의 1인자다. 정은원 역시 시즌 타율 0.284 1홈런 14타점으로 평범한 기록을 유지 중이지만 출루율에서 0.421을 기록, 이 부문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출루율이 높은 까닭은 역시나 볼넷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45개의 볼넷을 기록 중인 정은원은 타석당 투구수에서도 4.55개를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또한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에 대한 헛스윙 비율이 7.6%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구가 뛰어나지 않은 투수에게는 그야말로 저승사자와 다름없다.
노시환과 정은원을 필두로 껍질을 깨는 선수들도 속속 등장 중이다. 지난달 1군에 등록된 조한민은 콜업되자마자 뜨거운 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6월 5경기서 2개 홈런 포함 1.186의 OPS로 이 부문 월간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민우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7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인 김민우는 팀 전체 승수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강력한 팀을 구성하는데 있어 에이스 보유 여부가 필수 요소임을 감안하면 김민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이던 90년대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하며 리그의 강자로 명성을 떨쳤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리빌딩에 실패하며 오랜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새로운 형태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꿈꾸는 한화의 미래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20대 초반의 타자들이 속속 라인업을 채워나가며 청사진을 그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