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공습] 북중미월드컵 앞둔 FIFA “예의주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3.01 11:15  수정 2026.03.01 11:15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FIFA 인판티노 회장. ⓒ AP=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장 밖에서 터진 ‘미사일 굉음’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이 조별리그 참가국인 이란을 상대로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또한 이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전격 단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하며 중동 정세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문제는 하필 이란이 이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적국’인 미국 땅에서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아시아 예선을 뚫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이란은 벨기에, 뉴질랜드, 이집트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일정에 따르면 이란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두 경기를 치른 뒤 시애틀에서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잔니 인판티노 회장의 ‘평화 메시지’도 빛이 바랬다. 불과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하며 화합을 강조했던 FIFA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은 국제축구평의회(IFAB) 연례 총회 현장에서 “이란 관련 뉴스를 접하고 긴급 회의를 가졌지만, 세부 사항을 언급하기엔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워싱턴 조 추첨 당시 모든 국가가 참가했듯, 우리는 모든 팀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르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FIFA는 “개최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모든 참가국은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자국 지도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이란 대표팀이 정상적으로 미국 입국과 경기 소화를 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경기 장소를 미국이 아닌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나 멕시코로 변경하거나, 제3국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거대 이벤트의 특성상 일정 변경은 막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가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는 FIFA의 오랜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2026 월드컵은 시작도 하기 전에 ‘전쟁의 포화’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인판티노 회장이 공언했던 ‘평화의 축제’가 공허한 메아리가 될지, 아니면 FIFA가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스위스 취리히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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