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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전징후 인지하고도 묵살"


입력 2021.06.16 14:30 수정 2021.06.16 14:4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 발언 내용 적시

육-해-공군 합동 부대 장병들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서 열린 천안함 피격사건 전사 장병에 대한 추모행사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해군/뉴시스

지난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발생 전, 군 당국이 사전 징후를 포착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공개했다.


최 전 함장이 지난 15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일행 부대방문 행사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폭침 사건 발생 전 국방부 및 함동참모본부가 관련 정황을 보고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최 전 함장은 문건 파기 직전에 해당 문건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이 소개한 해당 행사 일시는 2010년 8월 12일 오후 12시 45분부터 3시로 명시됐다. 장소는 천안함 및 2함대 사령부 참모식당으로 기록돼있다.


방문자는 △이상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김성한 고려대 교수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희원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배창식 전 공작사령관 등 민간 및 군 출신 인사 16명으로 적시됐다.


해당 문건의 '주요 언급사항'에는 김 전 기무사령관의 발언 내용이라며 "천안함 사건발생 며칠 전 사전 징후를 인지하여 국방부·합참에 보고하였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라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한 참석자가 사전 징후가 무엇을 뜻하는지 묻자 김 전 사령관은 '수중 침투 관련 징후였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기술돼있다. 김 전 사령관은 천안함 폭침 발생 당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김 전 사령관은 "국방부·합참 등 상급부서에 있는 사람들의 군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봄" "이러한 군 기강 해이 사항이 빨리 시정되어야 함"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적혀있다.


아울러 문건은 김 전 사령관이 "침투 징후를 예하부대에 전파도 하지 않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 "합참의장에게 조치를 취해주도록 여러 번 요구하였으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음" "예하부대인 함대는 상급부대로부터 사전 징후가 전파되지 않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었음” 등의 발언을 했다고 명시했다.


우리 군이 천안함 폭침 관련 징후를 사전 포착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2년 한 언론은 김 전 사령관의 사전 징후 포착 발언에 대해 보도한 바 있지만, 관련 문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지난 15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군 당국이 천안함 폭침 사전 징후를 포착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했다 ⓒPD수첩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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