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공모가 최상단 55만7000원으로 IPO 사상 '최대'
상장 이후 장병규 의장·텐센트 보유 지분가치 각 4조원에 달해
크래프톤 초기 투자한 카카오게임즈·SKT 지분가치도 수십배 급등
크래프톤이 내달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에 나선 가운데 공무 직후 예상 시가총액이 23조~29조원으로 책정되면서 초대박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지분가치도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선구안이 주목 받고 있다.
17일 크래프톤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총 1006만230주 공모주식 모집에 나선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주당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최대 5조6000억원으로,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23조~29조원이다. 엔씨소프트(약 18조원)와 넷마블(약 11조5000억원)의 시총을 합계를 훌쩍 웃돈다.
이처럼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되면서 상장 이후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가치(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크래프톤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이 보유한 회사 주식 702만7965주(지분율 16.24%)에 대한 지분가치는 상장 후 3조9000억원(공모가 최상단 기준)에 달한다.
이에 더해 장 의장이 현물 출자해 설립한 사모투자 펀드 '벨리즈원'은 상장과 함께 크래프톤 주식 277만주 전체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장 의장이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쥐게 되는 셈이다.
2대 주주인 중국 최대 게임 기업 ‘텐센트’의 지분 가치도 상당하다. 앞서 텐센트 관계사인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크래프톤 주식 83만2134주를 약 5700억원에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에도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 지분율에 버금가는 15.35%까지 끌어올린 결과, 상장 후 지분가치는 3조6993억원으로 뛸 전망이다.
초기 투자 '카카오게임즈·SKT' 지분가치도 수직 상승…공모가 과대평가 논란도
이밖에도 크래프톤에 초기 지분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도 지분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IP 하나로 급성장하고 코스피 시장 상장까지 추진하게 되면서 막대한 평가 차익을 얻게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2016년 10월 크래프톤에 50억원을 투자해 16만666만주(지분율 1.95%)를 취득했다. 당시 크래프톤 대표작 PC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출시하기 위한 자금 수혈 차원이었다. 출시 후 이 게임은 글로벌 메가히트작이 되면서 크래프톤의 실적은 고공 성장했고,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지분가치 역시 급상승 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인 넵튠을 통해 크래프톤 주식 8만6666주를 사들였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최근 크래프톤이 단행한 5분의 1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자사가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 수(넵튠 포함·보통주 기준)는 126만6660주로 5배 늘어나 보유 지분가치가 최대 7055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5년만에 7634% ~ 9282%의 수익률”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 SK텔레콤도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 성과가 재조명 받고 있다. 앞서 2010년 PC게임 ‘테라’를 개발하던 크래프톤(전 블루홀 스튜디오)은 다수의 벤처투자에게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한 벤처캐피탈이 조성한 펀드 ‘케이넷문화콘텐츠투자조합’에 SK텔레콤이 자금을 출자했다.
SK텔레콤이 펀드를 통해 크래프톤에 투자한 자금은 59억원이었지만 현재 가치는 최대 5000억원까지 뛰었다. SKT는 지난 14일 IR행사를 통해 연내 인적분할하게 되는 SKT신설투자법의 미래 혁신 기술 투자 성과로 크래프톤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상장 후 실제로 이같은 지분 차익을 얻게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책정한 공모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아직까지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의존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데 반해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점에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공모가 산정 방식에서 추정 이익을 반영하고, 주가수익비율(PER) 45배, 낮은 할인율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엔씨소프트보다 10조원 높은 시가총액을 책정한 점도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무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주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14∼15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