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州)간 이동이 엄격히 금지된 말레이시아에서 200km 떨어진 맛집에 헬기를 보내 음식을 포장해 가는 일이 발생해 화제다.
25일(현지시간) 하리안메트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페락주 근방에 있는 유명 음식점에 ‘나시 간자’ 36인분을 헬기를 통해 포장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나시 간자는 인도계 무슬림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음식으로, 찐 쌀밥에 닭고기나 소고기, 양고기를 카레소스, 소금에 절인 오리알 등과 같이 먹는 음식이다.
음식점 측은 ‘설마 헬기가 진짜 가지러 올까’라며 반신반의했지만, 인근의 이포 공원에 헬기가 곧 착륙할 것이란 연락을 받고 종업원이 포장한 음식을 가지고 가도록 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200km를 날아온 헬기는 오전 9시 55분 착륙해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10시 15분에 이륙,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갔다.
빨간 헬기가 공원에 착륙해 포장된 음식을 갖고 떠나는 사진·동영상은 곧바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다.
이에 현지 경찰은 “해당 헬기는 이포공항에 착륙하도록 허가 받았으나, 이포 공원에 불법으로 착륙했다”며 “이동 허가를 받았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헬기를 보낸 주문자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봉쇄령의 장기화로 굶어 죽을 처지에 처한 사람이 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식료품을 직접 가져다주는 ‘백기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며, 노숙인들을 위한 ‘푸드뱅크’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런 상황에 헬기로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고 분노했고, 일부는 “나시 간자가 얼마나 맛있길래 헬기를 보내냐”며 궁금하다는 반응 역시 보였다.
현지 매체는 실제로 헬기 배달사건이 일어난 뒤, 나시 간자 가게에 주문이 폭주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