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단통법 개정안 의견수렴 종료…사업자·유통망 ‘반대’

40일 입법예고기간 마쳐…업계 설득·재검토 예정

코로나19로 논의 지연…불법보조금 지급은 ‘여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상가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 동안 업계의 의견수렴을 마쳤다.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휴대폰 유통망 모두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방통위는 최종안 마련 전까지 법안을 재검토하고 업계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단통법 개정안에 대한 40일간의 입법예고기간이 끝나면서 사업자 의견수렴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고낙준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과장)은 “사업자와 유통망 모두 단통법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며 “이들의 의견에 대해 다시 검토하고 설득하며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5월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을 기존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두 배 상향하는 내용의 단통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시지원금 변경일은 기존 7일 유지에서 월요일과 목요일에 할 수 있도록 주기를 단축한다. 휴대폰 구매가격을 낮춰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고 이용자 차별 행위를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시행 이후 끊임없이 실효성 논란에 시달렸다. 소비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도입 취지는 좋았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은 ‘성지’를 찾아 헤매고 있고 치솟는 휴대폰 가격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져 왔다.

방송통신위원회 로고.ⓒ방송통신위원회KM

이번 개정안에서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은 법률개정사항으로 정부입법절차를 거쳐 국회에 최종안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공시 주기 변경은 고시 개정사항으로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를 거쳐 위원회 의결을 통해 시행된다.

방통위는 연내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장 업계의 반발이 심해 논의가 길어질 경우 일정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도 발목을 잡고 있다.

고 과장은 “사업자들과 회의를 열고 세부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어렵게 됐다”며 “확산세가 지속되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해야겠지만, 대면 회의를 통해 밀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의가 다시 시작되면 실무진부터 최고위급까지 만나 단통법 개정안에 대해 설득하고, 무조건적인 반대의견이 아닌 건설적인 대안이 있으면 소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여전히 개정안의 효과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기존 일주일로 설정한 공시 주기는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는데, 이를 단축하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관계자도 “방통위 개정안은 단통법 운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졸속 법안이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다”며 “유통망도 불필요하고 소비자들에게 도움도 안되는 법안이라면 폐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여전히 휴대폰 집단상가와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단통법 위반에 해당하는 불법보조금 지급 행위가 만연하다. 최근 LG전자의 마지막 스마트폰 ‘LG 윙’과 삼성전자 ‘갤럭시S20 FE(팬에디션)’이 구입 시 10여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차비폰’으로 둔갑하는 등 법 위반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